또 다른 제주사람...올레꾼 친구 이야기얼마 전 서울에서 ‘물밖’ 친구와 오랜만에 수다를 떨었다. 모처럼 만난 그 녀석은 지난달 제주에서 지인 몇몇과 해장국 투어에 나섰다 너스레다. 서귀포 □□□해장국(겡이국), 강정 △△△△식당(복어지리), 남원 ○○분식(순대국밥), 제주시 ◇◇네(각재기국). 헉! 토박이들도 아직 가보지 못했을 골목식당을 잘도 찾아 다녔나 보다?! 다들 대만족, 꼭 다시 오겠다 그런단다. 은근슬쩍 필자한테도 먹어 봤냐며 떠보기마저 한다.사실 이 녀석은 제주올레에 흠뻑 빠져 사는 마니아다. 다름 아닌 올레꾼. 모든
최후통첩 게임, 협동의 유전자를 타고난 인간사람들은 과연 이기적일까? 이타적일까? 보통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이기적이라 못박는다. 진화론은 이를 뒷받침해 왔던 대표적인 도그마. 진화론하면 누구나 적자생존(適者生存), 즉 경쟁과 도태를 떠올린다. 19세기 중반 당시 자본가들은 자유경쟁과 도태를 진화의 원리로 설명한 다윈을 구세주처럼 떠받들었다. 하지만 적자생존이란 용어를 맨 처음 사용한 사람은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다. 경쟁만 강조한 줄 알았던 다윈마저도 “꿀벌과 같이 서로 협동하는 종이 있다. 협동하는 종은 경쟁하는 종보다 우월하다”
'뉴 알레그리아'... 태양의 서커스가 한국에 오다!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가 돌아왔다! 2018년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쿠자'에 이어 4년 만이다. 지난 20일 막 오른 ‘뉴 알레그리아’. 스페인어로 기쁨, 희망, 환희를 뜻하는 ‘알레그리아’는 지난 10여 년 동안 40개국 255개 도시에서 1000만 명 이상을 매료시킨 대표작이다.‘뉴 알레그리아’는 몰락해가는 가상의 왕국을 배경으로 권력을 다투던 인물들이 진정한 힘은 내면에서 나온다는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 다양한 국적을 가진 53명의 아티스트들이 텀블링,
BB팩토리, 몬드라곤 팀 아카데미(MTA) 현장에 가다!BB팩토리(Bilbao Berrikuntza Faktoria). 스페인 빌바오시에서 몬드라곤 팀 아카데미(Mondraon Team Academy)를 운영 중인 대안교육기관이다. 몇 년 전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해외연수 때 방문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네르비온 강변 3층 주상복합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Talk, Drink, Connect’란 슬로건에 눈길이 머문다. 몬드라곤 대학 로고만 아니라면 어디서나 마주칠 법한 고즈넉한 까페 아닐까 싶다. 2013년 몬드라곤 대학이
‘이용자와 노동자는 하나’, 캐나다 연대협동조합캐나다 퀘벡의 연대협동조합(Co-opérative de solidarité). 서비스 이용자와 일하는 노동자 모두가 조합원. 게다가 조합 목적에 동의하는 외부 사람이나 기업도 구성원이 될 수 있다. 1997년 관련법 제정 이후 10년 만에 500여 개의 연대협동조합이 설립될 만큼, 당시로선 지역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연대협동조합은 한마디로 매력 넘치는 사업구조다. 같은 조직 안에 이용자와 노동자를 결합시켜 수요와 공급을 하나로 통합한 것. 또한 활동가들이 제공하는 자원봉사나 기부
‘고객은 길들이기 나름?!’몇 해 전 서울 출장 때다. 가볍게나마 끼니를 때울 요량으로 모 패스트푸드점에 들렀다 허둥댔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무인계산기, 키오스크(kiosk)라 불리던 생경한 기계 앞에서. 혼자서는 처음이라 어찌할 바 모르던 참에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문자와 그림들을 따라잡기도 힘겨워 혼쭐났다. 두 세 차례나 초기 화면으로 되돌아가길 거듭한 끝에서야 가까스로 주문에 성공(?)했던 것. 뒤에서 기다리던 사람들 신경 쓰느라 식은땀마저 잔뜩 배었더랬다. 한데 이제는 제법 익숙한 편이다. 그래서 ‘고객은 길들이기 나름?!’
‘돈’에 관한 불편한(?) 진실자본주의란 말 그대로 재물(資)이 으뜸(本)인 사회다. 모든 게 ‘돈’이란 재물을 기준으로 가치가 매겨지고 상품으로 거래된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에 감춰진 시장이란 정글은 본디 부조리로 가득하다.아무리 쓸모(사용가치)가 있어도 값어치(교환가치) 없는 물건은 시장에서 외면받기 십상이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일이지만 이윤이 생기지 않으면 ‘그림자 노동’처럼 무시당하기 일쑤다. 창고에는 물건이 쌓였지만 소비할 사람은 없고,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넘쳐나지만 정작 써줄 데가 없다.애당초 돈이란 필
‘고용돼 일은 하지만 노동자는 아니다?!’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할수록 기업들은 직접 고용보다는 아웃소싱하기 바쁘다. 그만큼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250여만 명에서 2020년 700여만 명으로 세배가까이 불었다. 이른바 ‘특고’(특수형태고용근로자)라 불리는 이들이다. 국세청자료로는 연간 이들에게 지급되는 세전소득이 106조 7017억 원, 납부세액만도 3조 2651억 원에 이른다.그렇다면 살림살이는 어떨까. 이들 특고의 월 평균 보수는 180만 원 정도, 정규직의
# 성장 없는 경제, 일자리 없는 사회‘실직한 가장, 취업 못한 자식, 부양해야 할 노부모.이렇게 실업자 3대가 함께 살아가야 할 판’나라 경제사정이 위태위태하다. 온통 난리다. 코로나의 긴 터널을 가까스로 벗어난 지금 예기치 못한 암울한 그림자가 성큼 다가섰다.치솟는 기름값에다 물가는 천정부지, 게다가 금리도 크게 오를 모양새다.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마당에 주가마저 바닥을 모른 채 연일 곤두박질, 회복할 기색마저 전혀 없다. 경기침체를 넘어 공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서서히 들려온다. 생각만으로도 몸서리쳐진다.그럴수록 앞서는
새 정부 국정과제...오간데 없는 사회적경제헛웃음만 앞섰다. 단 한 구절뿐. 200쪽 가까운 새 정부 110대 국정과제 어디에도 사회적경제는 오간데 없이 사라졌다. 갓 출범한 ‘새로운 국민의 나라’에는 온통 자유와 규제철폐만 가득 차 있었다.애당초 기대하진 않았다. 유독 정부실패를 공격하며 정권을 잡은 마당에 시장논리를 앞세우리라 짐작하고도 남았던 것. 아니나 다를까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사회적’이란 말지우기, 그야말로 문재인정부 뒤집기다. 갑작스레 가슴이 꽉 막혔다. 머릿속은 텅 비었다. 지난 20여 년 지나온 세월이 속절없
베를린 시민들의 ‘반란’, 임대주택 몰수․공유화 방안 가결 독일 총선이 한창이던 지난 9월 말, 베를린에서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대형 부동산회사가 보유한 주택 24만여 채를 몰수해 공유하자는 주민투표가 가결됐다. 찬성이 56.4%, 반대는 39%에 그쳤다. 마침내 시민들이 뿔난(?) 것. 놀랍다 못해 전율스럽다. 우리는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게이트로 다들 옥신각신, 온통 난리법석이었는데 말이다.베를린에서 임대주택은 150만 채 남짓. 이 중 3000채 이상을 보유한 기업형 부동산업체는 10여 개, 전체 물량의 15% 정도다. 모
‘차라리 건물주가 되겠다’... 시민사회의 새로운 도전♯1. 몇 해 전 서울 광진구 시민사회단체들이 크게 사고(?)쳤다. 대로변에 위치한 지상 4층 지하 1층 건물을 통째로 사들였다. 공유공간 ‘나눔’... 새 보금자리 이름이다. 광진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광사넷) 소속 주민연대, 주거복지센터, 소비자생활협동조합, 마을병원, 자활카페 등 15군데가 입주했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40% 수준. 과연 운영이 될까 싶었지만 놀랍게도 대출이자를 감당할만하단다. 공간을 더 촘촘하게 쓰면 원금을 상환할 여력도 생긴다. 건물 운영은 정기적으로 입
교토 미야마쵸, 소박하지만 놀라웠던 산골마을의 지산지소(地産地消)모처럼 오래된 문서를 꺼내든다. 2009년 사회적기업가 해외연수를 다녀온 필자 나름의 인상기다. 무엇보다 미야마쵸(美山町)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각별하다. 해발 2000 미터가 넘는 심산유곡에 자리한 오지, 우리네 초가집을 떠올릴만한 일본 전통가옥 ‘가야부키’로 유명하다. 55세대 100여 명 남짓인 조그만 이 산골마을을 찾는 사람이 매년 70만 명을 넘어선다. 화재예방으로 시작한 물 뿌리기 축제는 그야말로 장관. 주민 모두가 출자
플라스틱의 역습... 날마다 지구와 생명체가 죽어간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플라스틱. 페트병, 비닐봉지, 칫솔, 면봉부터 자동차, 컴퓨터, 스마트폰까지 용도도 모양도 제각각, 우리 생활 구석구석 여러모로 사용된다.해마다 생겨나는 플라스틱은 4억 6000만 톤. 다 모으면 83억 톤이나 된다. 누군가의 예언대로 마침내 ‘플라스틱 시대’가 도래한 것. 놀랍게도 일회용 페트병은 1초에 2만 개씩 소비된다. 대부분 잠시 보이다 곧바로 사라진다. 비닐봉지 수명은 단 15분. 누구나 편하게 쓰고 쉽게 버리면 그만이다. 무심코?! 아니 아
# 잃어버렸지만 소중했던, 가뭇한 기억 하나벌써 15년이나 흘러버렸나?! 가뭇하지만 2007년 7월 이맘때가 맞다. 오라1동 복지회관 어르신들한테 고별인사를 건넸다. 신문 접지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는 반갑잖은 소식과 함께. 다들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다른 일이라도 달라며 두 손을 꼭 부여잡곤 놓지 않으셨다.그 몇 해 전부터다. 여든 살 가까운 어르신들과 겁 없이 신문 접지에 도전했다. 매월 혹은 격월로 발행되던 타블로이드 시군 홍보지. 월 대여섯 차례, 대개 5000부 내외지만 많게는 2만부가 넘기도 했다. 접지 한 부당
# 몬드라곤을 그리며90년대 초로 기억한다. 우연찮게 친구한테서 책 하나를 건네받곤 날밤 지새웠던 때가. '해고 없는 기업이 만든 세상'이란 부제를 단 책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는 스페인 변방 바스크에서 시작해 반세기만에 100여 개 기업, 수만 명의 조합원이 일하는 몬드라곤협동복합체(Mondragon Corperation Cooperative・MCC/ 스페인 기푸스코아주 몬드라곤시에 본부를 둔 MCC는 시민들이 꾸린 조합 100여개가 모여 글로벌 기업처럼 운영하는 조직)에 대한 기록. 한때 제주에서 '하늘버스협동조합'을 부르짖던
◇ 로제토(Roseto) 효과, 다시 이웃을 생각하다!흥미로운 연구보고 하나.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어느 조그만 마을 얘기다. 이 지역 사람들 심장병 사망률이 주변 마을보다 자그마치 40%나 낮은 것을 발견했다. 1935년부터 30년에 걸친 통계치다. 중독자나 치매 발생률도 훨씬 낮았다. 게다가 범죄율은 제로였고 대학 진학률도 높은 편.처음에는 식생활이나 운동량, 유전적 요인 때문이라 여겼다. 하지만 아니었다. 내가 속한 공동체가 나를 보호해 준다는 확신, 내 옆 사람이 나를 지켜줄 것이란 믿음. 이웃 간의 촘촘한 네트워크가 그 비
△아이 갓 에브리띵(나는 모든 것을 가졌다), 도청 팔각정의 즐거운 변화도청에 가면 으레 들리는 데가 있다. 팔각정 까페. 바리스타로 일하는 청년장애인들이 보기 좋아서다. 아담한 공원 안쪽, 고풍스런 외관과는 달리 실내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알록달록 꽃 무리로 한껏 멋을 부렸다. 장애인 까페 ‘플로베(flove)’로 유명한 사회적기업 일배움터가 운영법인. 원두커피는 물론 제주야생차나 생과일주스도 나온다. 가격도 착하다(?). 그래선지 사람들로 북적인다. 참 다행이다 싶다. 주문받고 차를 내는 일은 죄다 장애인 바리스타 청년들 몫. 목
△ 제주개발공사의 ESG 원년 선포... 반갑지만, 남는 아쉬움제주개발공사가 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원년을 선포했다. 생산부터 수거, 새활용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그린 홀 프로세스(Green Whole Process)’ 경영을 본격화한다는 것. 때늦긴 했어도 반가운 소식이다. CSR위원회 일원이었던 터라 고마움마저 느낀다.그렇지만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 친환경 사업모델로의 전환, 무게중심을 환경에 둔다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거창하게 기후위기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삼다수 페트병을 매년 수억 개나 아무렇지 않게 내다 팔
#1. 쿠팡 노동자의 죽음, 사회복지사는 '왜' 물류센터 알바를 했나?올초 쿠팡 물류센터 화장실에서 5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영하 10도 아래로 추위가 몰아쳤던 새벽, 혼자서 밤새워 일하다 쓰러진 것. 차가운 도시락 하나가 마지막 끼니였다. 지병이 없던 그녀의 사인은 심근경색.물류센터에선 난방은 고사하고 내내 열린 문으로 강풍이 들어왔다. 고작 몸에 지닌 건 핫팩 하나. 보온병 반입도 금지돼 따뜻한 물은 마실 수도 없었다. "도난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물품 반입을 막았다”는 게 쿠팡 측의 구차한 변명. 십 년 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