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탄생하고 문명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기후 변화에 기민했었다. 날씨와 관련된 수많은 전설과 신화만 살펴보더라도 인류는 단 한 번도 태평하지 않았으나 요즘 더 유난해졌다. 특히나 재앙에 가까울수록 기록을 남겼던 인류 아닌가. 그 기록이 잦고 있다는 것을 탐지하고 이에 관해 쓰고 말하는 사람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풍경은 비 내리기 직전 새의 지저귐만큼이나 요란하다. 이 요란함은 인류가 단 1만여 년 만에 새로운 지질학적 명칭을 스스로 부여할 만큼 달라진 시대를, 간빙기/홀로세에 이어 인류는 대가속의 시대, 대멸종의 시대에 살게 되었기
제주 제2공항 문제가 다시 제주 섬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환경부에 제출했고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 법정 처리기한에 따라 요청일로부터 최대 40일 이내 즉, 3월 6일까지 답변해야 한다. 정말 기한이 코앞이다. 만일 환경부에서 ‘동의’로 결정을 내린다면 제주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시간이 되돌아간 듯하다. 제주도지사 시절처럼 다시 원희룡(현 국토부장관)과 제주도민의 시간이 되었다. 도민사회의 갈등은 그때처럼 극에 달할 것이고 애써 지켜낸 사회적 공론의 결과와 약속마저 공권력 맘대로 파기할 수 있
전 세계적으로 챗GPT(오픈AI사의 대화형 인공지능) 열풍이 거세다.챗GPT 출현은 2016년 알파고 등장보다 훨씬 더 실생활에 파장과 충격이 크다.챗GPT는 논문쓰기, 에세이·소설·시 등 창작물, 프로그램 코딩까지 전방위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출시 5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고 두 달 만에 1억 명을 넘겼다고 한다.챗GPT가 미국 로스쿨 시험, 의사면허 시험을 통과했다는 뉴스 등 수많은 기사가 쏟아지고 유트브에는 사용꿀팁부터 챗GPT로 돈벌기까지 다양한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교육현장에서는 챗GPT로 작성한 리포트로 골
임보라 님을 처음 알게 된 건 강정 투쟁 개신교대책위원회를 만났을 때였다. 교회를 다니다 그만 둔 나는 당시 교회에 대한 회의감이 컸고 개신교 그룹이 방문할 때면 거리를 두게 되었다. 그러다 개신교대책위의 꾸준한 연대와 방문으로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 때 남성 사역자들 사이에 유일한 여성 목사인 임보라 님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이후 모임에서 본 임보라 님은 먹을 것을 챙기고 지킴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었다. 그는 말하려고 하기 보다 따뜻한 눈빛과 미소로 답했다.그 뒤 여러 매체를 통해 임보라 님에 대해 더 알게 됐다. 강
2003년 당시 한 고등학생이 청소년 할인혜택을 받기 위한 증명을 학생증으로만 국한해 비학생 청소년이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내는 일이 있었다.이를 계기로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에 대한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차별적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2004년 도입된 청소년증은 만 9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에게 발급하는 신분증으로 학생 여부와 관계없이 청소년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이다.만 17세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발급하는 주민등록증과 달리 청소년증은 신청한 사람(청소년)만 발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과 정보통신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눈이 돌아갈 것 같은 최첨단사회에서 아직도 수천 년 전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해녀들이다. 해녀는 산소탱크와 같은 기계장치 없이 바다 속으로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성을 말한다. 그러니까 아직도 기계문명과 동떨어진 작업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왜 세계인들은 이런 해녀에게 열광하는 것일까?해녀의 삶이란 결코 낭만적이지 않았다. 조선시대 진상품중 특히 전복은 인기가 계속 치솟아서 결국 제주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원래 전복을 따서 바치는 의무를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의 설익은 정책들이 많이 보인다.개인적으로 취임 후 6개월 오 도정의 정책을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의욕만 앞서고 철학과 역량 부족’이다.그중에서 최근 읍·면·동 포함 전 부서에 언론사 취재사안 즉시 보고 지시는 사실상 취재감시, 사전검열이며 공직사회에 언론 회피를 조장할 수 있는 사안이다.이뿐만 아니다. 공직사회의 전문성을 키우고 집단지성을 발휘하도록 학습조직화 하는 방안으로 아침 강연을 듣기 위해 직원들이 새벽 4시에 출근한다고 한다. 자율 형식으로 강요되는 학습이 제대로 갈 턱이 없다.빛나는 제주의 미래를
세계유산동굴 가치 알리기 위해 동굴에 해를 끼치겠다고?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11월 12일 토요일부터 한 달 동안 만장굴에서 미디어맵핑(Media Mapping) 쇼를 선보일 것이라는 뉴스를 봤다. 이번 행사는 만장굴 내 공개구간에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소재로 미디어맵핑 공연을 열고 시민들이 표를 구매해서 관람하는 프로그램인 것으로 보도됐다.미디어맵핑은 프로젝터를 이용해 건물 외벽 등을 스크린으로 사용하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의 일종이다. 지형 오브제 등에 세밀한 가상현실성을 구현하기
지난 11월 3일 학생독립운동 기념일(학생의 날)을 맞아 중고등학생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고교생이 그린 ‘윤석열차’ 카툰과 중고교생 촛불집회 탄압 논란에 대해 학생들이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고 한다.또 어느 중학교에서는 기후위기에 맞서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열어 채식급식을 주1회로 하자는 안을 결정하였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사회에 대한 관심 표명과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위해 직접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반갑기도 하고, 이런 청소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하다
요즘 뉴스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천연가스(LNG), 연탄, 석유 등 원자재 수급 불안정 및 가격 상승을 연일 보도하고 있고, EU(유럽연합) 국가들은 가스 사용량을 15% 이상 줄이는 비상체제에 돌입하고 있다.이에 따라 국내 공공기관들도 다가오는 겨울철 전력난을 우려하며 에너지 다이어트를 추진하는 등 2022년 현재 전 세계가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이런 위기 속에서 에너지 취약계층이 조금이나마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 등 구입을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
11월에 미국 금리가 또 7.5% 인상된다고 한다. 국내 주식시장과 은행권은 초긴장 상태다.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다. 이미 예고된 금리인상 소식에 국내 뉴스는 연일 그 후폭풍을 걱정하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금리가 오르면 1년동안 물가인상으로 그 후유증이 나타난다고 한다. 2010년 이후 통계를 보면 뚜렷하게 확인된다고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결국 그 악영향이 서민들의 민생 위기로 떠넘겨지는 것이다. 악순환의 골이 깊고 상처는 크고 민생은 위기에 처해 있다. 지금 경제상황을 ‘3고(高) 시대’라고 말한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코로나19 재난에 이은 고물가, 고금리, 경기침체는 한국 사회를 위기로 내몰고 있습니다.그러나 위기의 고통은 불평등 체제에서 실질임금 삭감, 가계부채 증가, 복지예산 축소로 노동자·서민에게 전가되어,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절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사내유보금 1천조원의 돈 잔치를 하고 있는 30대 재벌과 부자들에게 60조원 감세 혜택을 약속하면서, 노동자들에겐 주 52시간 무력화로 장시간 노동, 해고사유 확대로 더 쉬운 해고, 직무성과급제와 최저임금 업종별 차별로 더 작게 받으라며 노동개악을 일방적
나의 부모님은 모두 4·3유족이다. 두 분 모두 40년생으로 아홉 살쯤 4·3을 겪었다. 아버지는 10여 년 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무릎 수술을 해 남들처럼 걷기가 불편한 것을 제외하고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작년에 나는 어머니에게 4·3트라우마센터가 시청과 가까운 곳에 있다고 알려드리면서 한 번 이용해보시라 권유했다. 어머니는 4·3 트라우마 센터에 방문하여 프로그램 이용을 신청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작은외삼촌도 이 소식을 듣고 트라우마센터를 이용해보려 했으나 거리나 교통편 등 여의치 않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4
꽤 오래 제주대학에서 시간강사로 학생들에게 제주지질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이 '제주'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제주에서 학교를 다니거나 제주에 거주한다고 반드시 제주를 상세히 알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역의 자연과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분명 삶의 영역을 넓혀주는 길이 된다.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화산섬이다. 화산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러나 제주대학에는 아직 지질학과가 없다. 누구나 필요성을 말하고 있을 뿐, 관련 강좌도 없고 담당 교수도 없다. 제주의 대학은
대한민국은 21세기 현재, 윤석열정부체제가 공정을 화두로 출범하였다지만 언론에 드러나는 실상들을 보노라면 기득권이 저지른 전혀 공정하지 않은 비리들로 넘쳐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세상은 공정해야 올바른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세상이 공정치 못하면 각종 비리들이 판치게 되고 매우 오염된 사회로 전락해 국민들이 살기 매우 힘들어지고 국가 막장 테크를 탈 수 밖에 없다’는 말은 우리사회에서 공정이 어떠한 가치를 가지는지 엿볼 수 있게 한다. 우리 사회의 소득 불평등을 넘어 자산 불평등으로 대두되는 불로소득의 존재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
윤석열 대통령이 6월7일 국무회의에서 “교육부는 과학기술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 라는 말을 하였다. 한때 ‘교육부’가 아닌 ‘교육인적자원부’로 불리던 때가 있었다. 교육의 목표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인적자원을 공급하는 것이어야 하는가? 성숙한 의식을 지닌 민주시민을 키워내는 것이어야 하는가?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 국가 중에서도 뛰어난 학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청소년 자살률 1위를 달리고 있고, 행복지수는 최하위이다. 세계에서 가장 장시간 공부를 강요하는 나라에서 학문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
먼저 녹색당의 슬로건에 큰 반향을 보여주는 모습에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다. ‘관광객을 줄이자’는 현수막을 한숨 쉬며 바라보았다는 40대 시민의 마음을 헤아릴 바 없지만 선거 기간 이러한 문제 제기와 관심 유발은 꼭 필요하다고 여긴다. #위기에 대하여앞의 글에서 당원 S씨가 ‘위기가 코앞인데 구체적인 대안이라니’에 대해 자영업자 A씨는 ‘위기가 코앞이니 구체적인 대안이 요구되지 않느냐’며 반문한다. 두 사람 말이 다 맞는 것 같다.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식의 말을 꺼내려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위기’에 대한 접근이나 인식 또는 입장
이 글은 녹색당 얼굴 없는 당원 S의 [기고]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으라고? 위기가 목전인데!에 대한 반론이다. 비록 서툴고 거칠지언정 녹색당에 대한 지지와 응원의 글로 읽히기를 희망한다. 나는 열흘 전쯤, 시내 횡단보도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40대 중반의 사내가 한숨을 내쉬며 탄식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녹색당의 선거홍보용 플래카드를 바라보고 있었다.관광객을 절반으로 줄이자는 녹색당의 플래카드는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눈에 잘 띄는데, 씁쓸했다. 나는 플래카드의 구호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사내의 심정을 이해할
제주 녹색당은 관광객 수를 줄이자고 주장합니다. “관광객 수 절반으로, 도민행복 곱빼기로!”라는 플래카드를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런 구호에 대한 반응은 양면적입니다. 한편으로는 관광객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겪은 풍광의 변화와 불편함, 단적으로 자동차의 증가와 쓰레기, 오·폐수 문제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구호를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하겠지요. ‘그럼 어떻게 먹고 살라는 거지?’ 당연한 반응입니다. 우리는 여태껏 개발과 성장 밖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얼마 전 제주투데이의 기사(☞[@.
5월 20일은 ‘세계인의 날’이다. 한국에서는 2007년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제19조에 ‘세계인의 날’을 공식 지정하였다. 조항에는 ‘국민과 재한외국인이 서로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매년 5월 20일을 세계인의 날로 하고, 세계인의 날부터 1주간의 기간을 세계인주간으로 한다’고 명시하였다. 한국사회의 이주민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최근에 발표된 ‘2021년 국민 다문화수용성 조사’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과에 의하면, 2021년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