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이 1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국회의원 243명이 참여한 투표결과 찬성 162표, 반대 71표, 기권 1표로 세차례나 국회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던 한칠레 FTA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농민단체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오후 3시 20분께 한칠레 FTA가 통과되자 여의도 공원에 모여있던 전국농민연대 소속 농민들은 “국회의원들
"두려워도 무서워도, 그리고 전율하면서도 우리들은 죽음에로 귀성(歸省)해야 한다. 소름을 치면서도 떨면서도 절망하면서도 거기 되돌아가야 한다. 그리곤 붙들어야 한다. 우리들 눈앞에 바로 잡아앉혀야 한다. 뭉크의 그림에서 그렇듯이 에누리 없는 죽음의 리얼리티, 박진하는 그 현실을 향해서 눈길을 곧추잡아야 한다."죽음, 그것은 쉽게 말해지지 않는다. 우리는 죽
'민족농업 사수' 'FTA 저지' ▲ 9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전국 농민대회 참가자들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 [현장=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 비준저지 전국농민대회가 열린 9일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는 농민들의 성난 농심(農心)이 가득했다.여의도 공원 주위에는 새벽부터 전국 곳곳에서 상
2003년이 얼마남지 않았던 저녁, 공덕동 시장의 파전집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일간지 논설위원과 술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다.논설위원의 새 책 발간을 축하하는 성격의 모임이었던 그 술자리에서, 이라크 파병과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안주삼아 이야기하다 어느덧 화제가 페미니즘 논쟁으로 치달았다.그때 술이 거나하게 취해 있던 논설위원은 너스레를 떨며 "페미니스트
▲ 올레는 길이자 길이 아니다.김영학기자 oreumgaja@ijejutoday.com 섬에서는 길을 ‘떠나기’보다는 길을 ‘간다’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육지로 ‘떠났다’고 하기보다 육지로 ‘갔다’라고 말해왔다.‘떠난다’라는 말에는 이 곳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이동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떠나온 공간과 떠남의 목적지인 공간은 전혀 다른 세계이다.떠
▲ 생활 재활교사들의 40명의 정신지체 장애아들을 사랑으로 돌보며 훈훈한 겨울을 나고 있다.김영학기자 oreumgaja@ijejutoday.com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구분은 그 자체가 하나의 폭력이다. 정상이라는 범주에 속하지 않는 것들을 모두 비정상이라는 테두리에 가둬버리는 이러한 이분법은 결국 다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분법의 폭력이 가져온 우
장애인 편견 깨는 사랑의 공간 의존하는 삶 듣고 세상 속으로 ▲ 혜정원 아가의 집 생활 재활교사 김지영씨. 김영학기자 oreumgaja@ijejutoday.com "아이들 대소변 치우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아이들이 아프면 아프다, 슬프면 슬프다고 감정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그때가 제일 마음 아프죠"아가의 집 생활재활교사로 10년을 일해온 김지
섬 사람들에게 기차는 미지의 대상이자 매혹의 대상이었다. 기차는 섬에는 없고 뭍에만 있는 뭍의 가치였고 뭍의 이미지였다. 긴 선로를 따라 한반도를 횡단하는 기차는 그때까지 섬이 가지지 못한 근대적 가치의 총아, 그 자체였다. 어릴 적 어린이날이면 삼무공원으로 향하곤 했다. 거기서 박정희가 시혜를 베풀 듯 옮겨온 증기기관차 미카를 보며 기차에 대한 막연한 동
에둘러 말하지 말자. 말과 글은 그 뜻을 반역하는 법이니, 말과 글 뒤에 숨어 그 뜻을 숨기지 말자. 어차피 섬의 역사는 말과 글의 역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싸움의 역사고 피의 역사였다. 엄혹했던 시절, 제주 4·3은 이야기의 대상이 아니라, 기억하기조차 싫은 참담한 체험의 순간이었다. 이제 시절이 흘러, 혹자가 말하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정착해, 제주 4·
교육은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이다.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랜 시절 한반도의 변방에 있던 제주, 그 섬의 역사를 바꾼 것도 바로 교육이었다. 별로 오래 전의 일도 아니다. 불과 80여년 전 섬의 사람들은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로, 일본으로, 만주로, 경성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섬에서 자고 나란 사람들이라면 어릴 적 넋들임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른 새벽 어린아이를 들쳐업고 심방의 집을 향하던 섬의 부모들. 어디 할망이 잘 본다고 하면 그 곳이 어디든 달려가던 섬의 부모들에게 넋들임은 단순히 자식을 위한 의료행위가 아니라, 오랫동안 내려온 섬에서의 삶의 방식이자,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넋들라, 넋들라, 바당에 떨어진
나는 바다를 싫어한다. 섬에서 나고 자라 아침에 깨면 항상 마주치는 것이 바다였고, 어릴 적에는 알작지 바닷가에서 곧잘 몸을 감기도 했고 방학 때에는 온 몸이 까맣게 타도록 물 속에서 놀기도 했지만 바다는 가까이 다가갈수록 언제나 불가해한 어떤 대상이었다. 조금 철이 들면서 바다는 넘어설 수 없는 하나의 장벽이었다. 방파제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나는 답답
불법 체류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이 시작됐다. 4년이상 불법체류자에 대한 당국의 단속은 단호하다. 몇 무리의 이주노동자들은 명동성당이나 가리봉동의 교회에 모여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자유로운 노동의 권리다. 붉은 조끼에 새겨진 ‘Achieve Labor Right’. 강제추방 위기를 맞아 차가운 거리를 헤매고 있는 그들이 정녕
일본 근대 소설가 기쿠치 간의 '투표'는 '어떤 사랑이야기'라는 소설집에 수록된 짧은 단편이다.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일본의 어느 산적(무뢰배)이 부하들과 함께 도망을 간다. 8명의 부하와 함께 도망을 가던 그는, 자신과 부하를 쫓는 세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 부하들과 헤어질 결심을 한다. 그리고 단 한명의 부하만을 데리고 도주를 계속하기로 한
‘국???다분히 근대적 산물이다.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속에서 세워진 단일 국가(사실상 단일 국가라고 말하기도 어렵지만)의 틀에서 살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국?? 혹은 ‘국가주의’는 모든 가치판단에 앞서 존재한다.그리 먼 과거도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후 여섯시만 되면 우리는 하던 일을 멈추어야만 했다. 오른 손을 왼쪽 가슴에 올린 채 경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