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후보들이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공약은 귀를 솔깃하게 하고 어떤 공약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선거가 ‘말잔치’가 아닌 정책 대결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후보들이 현실적이고 납득 가능한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면밀한 검토 과정도 필요하다. 제주투데이는 [@.@뭐라는공약?] 코너를 통해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의 공약과 발언을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15분 도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거주지에서 15분 안에 학교와
늦은 저녁 동네에 있는 한 편의점 문앞에 전동휠체어가 멈춰 섰다. 편의점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입구에 있는 계단 때문이다. 편의점 문까지 딱 세 계단이다. 비장애인이라면 한달음에 뛰어오를 수 있는 높이다. 하지만 전동휠체어는 그 앞에서 멈춰섰다. 그리고 가만히 기다렸다.마침 두 사람이 편의점으로 들어가려다 뒤돌아서 그에게 물었다. 뭐 “대신 사다 드릴까요?” 덕분에, 필요한 물품들을 살 수 있었다. 그들이 없었다면?“여기요! 여기요!” 이승훈씨는 소리쳐 편의점 점원을 부른다고 했다. 그 소리마저 편의점 점원이 듣지 못한다면? 돌아서
제주의 모 고교에서 학생 인권침해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도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교육계와 도민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진상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인권침해의 배경을 생각해보면 학력 경쟁 중심의 우리 교육 현실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교육정책만 따져보면 현 정부에서도 후퇴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교육 비전과 방향을 봐야겠지만,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만 보면 학력 경쟁 중심의 교육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염려된다. 학력과 공정을 명분으로 대입 수능을 강화하고 사라진 일제고사까지 부활하겠다
베는 행정또 베어냈다. 권재섭 할머니는 오열했다. 지난 3월 15일, 제주시 연동 제성마을 입구의 상황이다. 도로 확장을 명분으로 40년 이상 수령의 벚나무를 베어냈다. 정뜨르 비행장, 제주공항, 하수종말처리장 건설로 세 번씩이나 삶터에서 쫓겨나 설촌, 정착한 곳이 제성마을이다. 그렇게 시작된 제성마을은 이제 40년의 역사를 지녔다. 벌채된 나무들은 이 마을 설촌 기념수다. 마을 주민들의 애환을 그대로 담은 생명체였다.마을 사람들은 벌채 없이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고, 그에 따라 공사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가했다.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왔단다. 그 와중에 지각도 하시고. 문득 그이의 심사가 궁금해진다. 4·3의 아픔과 전용기의 기쁨, 어느 쪽이 컸을까. 너무 빤한 질문인가. 이게 짓궂거나 야비하게 들린다면 당신은 꽤나 낭만적인 거다. 각설하고.윤 당선인의 참석과 연설 내용에 해석을 하고 의미를 붙이는 모양이다. 그러지 마시라. 언제부턴가 4·3은 제주의 아들 원씨조차 알뜰히 챙기는 공식행사가 되었고 또 그만큼 박제화 되어간다는 의미일 터. 윤 당선인이 지금 어딘들 신이 나서 못 다니겠는
“지금 주빈께서 입장하고 계십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뒤늦게 추념식장에 들어서자 사회자는 이렇게 말했다. 10시 정각 추념 사이렌이 울린 뒤였다. 당선인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치인들은 뒤늦게 추념식장으로 향했다. 추념 사이렌이 울렸지만 그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거침없는 정치인들의 걸음은 1분의 추념이 거의 끝날 즈음에야 겨우 멈췄다. 카메라는 그들의 짧은 묵념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정치인들이 추념식 앞자리에 앉을 때 초대받지 못한 유족들은 통제선 너머에 서 있었다. ‘주빈(主賓)’이라는 표
4·3특별법 개정으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나아가 실질적 피해회복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올해 4·3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예산으로 1810억 원이 반영돼, 6월부터 보상금 지급 신청이 시작됩니다. 사실 조사를 통해 보상금 지급에 단 한 분도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준비를 하겠습니다.올해 제74주년 추념식은 “4·3의 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를 슬로건으로 해서, 4·3의 핵심 가치인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을 미래세대에 전승하고 국가추념일의 의미를 담아 치러질 예정입니다. 또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방역지침을 적용
대선이 있던 날 종강하기로 했던 시민강좌가 2주 미뤄졌다. 코로나19와 곡절 많던 대선 때문이다. 주제가 ‘정치계절에 돌아보는 제자백가의 정치철학’이다. 6월 지선이 남았으니 정치의 계절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지역 일꾼을 뽑는 일이기에 남은 지선이 더 중요하다.이번 지선은 제주의 미래비전과 발전전략을 놓고 겨루는 패러다임 논쟁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국제자유도시 고수 세력’ 대 ‘생태인권평화도시로의 전환 세력’ 간에 한판 대결이 그것이다. 논자가 지난 1월부터 시민대상의 교학놀이에 나섰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춘추전국시대
제주여자고등학교의 일부 교사가 학생인권을 침해했다는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다.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과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올해 제주여고를 졸업한 김채은 씨는 지난 15일 졸업생들이 일부 교사들로부터 인권침해를 받았다고 밝혔다.이들은 제주여고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다수의 졸업생들이 교사들로부터 욕설과 폭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공개된 기초조사 보고 자료에 따르면 일부 교사들은 이들에게 욕설과 여성혐오적 발언들을 일삼았다. 심지어 다리를 만지는 등 성추행 사례도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이 같은 내용이 공개된 뒤
KAL호텔이 사라진다, 사람들이 사라진다.고백을 해야겠다. 지난해(2021년) 9월, 제주KAL호텔이 매각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수한 업체는 현재의 건물을 부수고, 주상복합건물을 짓는다 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곳에 근무하는 300여 노동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의 삶까지 사라지는 줄은. 매매 대금으로 노동자들의 생계는 보장해 줄 것으로 생각했다. KAL은 우리나라 거대 기업이 아니던가.미안하고 부끄럽다. 그때 내 관심은 사람이 아니라 건물이었다. 1974년에 지은 칼호텔, 국민학교 시절부터 눈에 익어버린 건물이다. 내 옆지기는 수학
평소 제주 청소년으로서 문화적 자본의 부족함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비상한 상상’에서 꿈 여행 장학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장학생 모집을 주최한 양소희씨의 블로그 글을 읽었다. 그 글 속에서 ‘경험의 양극화’라는 단어를 발견했다.다양한 기회들이 수도권의 청소년들에게 치우쳐져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그 단어에 진심으로 동의했고 반가웠다. ‘비상한 상상’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학 프로그램이기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꿈 여행을 가겠다는 생각으로 면접을 봤고 장학생으로 합격해 1월 말에 3
얼마 전 제주4·3평화공원 앞 도로에 ‘4·3평화로’라는 명예도로명이 부여된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명림로’라는 어려운 이름 대신에 ‘4·3평화로’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좀 더 쉽고 명확하게 장소를 기억하고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명림로는 번영로와 비자림로를 연결하는 도로로써 4·3평화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4·3’의 상징성을 생각해서 도로명 주소를 ‘명림로 430’으로 정하였다고는 하나, 어려운 도로명에서 ‘4·3평화공원’이라는 목적지를 유추해내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전국적으로 과거사와 관련한 도로명을 지정
▼ 연재순서① 여성 폭력 그리고 안전② 일터와 돌봄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정책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 대선정국에서는 소위 ‘이대남’으로 대변되는 남성 유권자들의 표가 가장 중요한 결정권으로 여겨지고, 모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여성과 관련된 문제는 주변화되거나 적극적으로 배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 지역 성평등을 위해 활동해온 와 는 2차에 걸쳐 대선 정국에서 드러나는 혐오와 차별의 정치에 문제제기하고, 성인지적 관점을 반영한 비전과
대선이 코앞이다. 후보들이 제주공약을 쏟아냈다. 특히 유력후보들은 생태와 환경을 지키겠다, 무슨 개발을 하겠다, 하면서 서로 모순된 공약들을 남발하고 있다. 제주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엔 제주특별법에 규정된 이른바 ‘환경친화적 국제자유도시’조성이라는 목적조항도 한몫했을 것이다.지난 20여년의 실험으로 국제자유도시 건설은 실패한 정책으로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제주도도, 중앙정부도, 대선유력후보들도 이 프레임에서 한 발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를 고집하면서 내세우는 생태, 인권, 평화 등의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에서 제주농업기술원의 후원으로 제주도 토종종자 실태조사와 심층인터뷰를 통해 《삼춘들의 씨앗 주머니속 이야기》를 발간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강나루 작가가 책자에 다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를 칼럼으로 전한다. 강나루 작가는 '일상의 씨앗들' 저자로 설치미술을 비롯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 작가는 자신을 '씨앗매개자'라고 소개한다.“우리 큰 똘은 이제 하나 줄여도 육십, 그 담은 오십여덟, 막내가 이제 마흔넷인데 스물여섯에 시집갈 때 똘들 다 목화 이불해줜. 이불집에서 껍데기영 사다강
# 종들이 주인 모르게“민쯩 까.”속된 표현이지만, 확실한 해결 방법이다. 내세울 것이라고는 나이 먹은 것밖에 없는 마초들, 그들이 즐겨 활용하는 최후의 판정 법. 유치하지만 사람들은 승복한다. 투명한 만큼 신뢰할 수 있고, 신뢰하기에 정당성을 얻는다. 노름판에서도 마지막에는 패를 ‘까’야 한다. 상대방의 패를 서로 확인해야 승패를 가릴 수 있다. 투명함이 게임의 질서를 유지케 한다.생활 속의 단순한 진리다. ‘투명함이 보장하는 정당성’ 말이다. 반대로, 투명하지 않다면? 신뢰할 수 없다. 신뢰할 수 없으면 승복할 수도 없다. 그런
최근 4·3 특별법 개정의 성과로 4·3유족들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닐지라도 보상을 받게 되었다. 올해 편성된 예산이 대강 1800억원이라 하니 1800여 명은 올해 보상금을 받게 될 것이다. 고령자 유족이 우선될 것이라 본다. 친정어머니는 올해부터 진행될 보상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어머니는 4·3 때 고아가 되었다. 외할머니는 경찰서 유치장 창살 빗물에 고문에 허갈난 목 축이며 “우리 족은년(작은딸) 어떵허코(어떡하냐)…” 하다가 돌아가셨다. 당시 12살이던 ‘족은년’ 어머니는 지금 스물네 명으로 늘어난 자손의 안위를 걱정하며
오늘 나왔던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박찬식 제주도지사 후보의 진보진영 후보단일화 주장에 대하여 몇 가지 묻고 싶다. 참고로 나는 새내기 제주녹색당원이다먼저 후보단일화 주장이 제주가치 전체회원들의 뜻인지 알고 싶다. 후보검증 절차까지 거쳐 회원총회에서 도지사 후보로 선출되었는데 다른 당이나 단체와 후보단일화를 위해서는 전체회원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은가.후보 단일화란 여러 후보들 가운데 가장 적합한 후보를 정하는 것인데 만일 제주가치의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회원들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 혹 그게
병원 임상 실습이 끝나자마자 쉴 틈 없이 구급차 동승 실습을 하게 되었다.병원 응급실에서 보았던 대부분의 환자들은 구급차를 이용하여 119구급대원의 응급처치를 받고 온 환자들이었기에 병원 전 응급처치의 과정은 어떨까 궁금증을 안고 실습에 참여하게 되었다.나의 첫 소방 실습 배정지는 동부소방서 남원119센터였다. 직원분들은 모두가 친절하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마음이 놓였다.실습 기간 동안 여러 번의 출동이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출동은 교통사고 현장 출동이었다. 주변의 혼잡한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환자를 응급처치하고 사려 깊게 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