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미는 제주어와 표준어가 따로 없을정도의 전국민이 같은 이름으로 쓰는 말이다.진달래과의 상록 소교목으로 한라산 해발 1500 고지 이상 아고산대부터 자생하는 고산식물이다. 일교차가 크고 햇볕이 잘 드는 높은 산에서만 자생할수 있다.옛날 옛적, 진나라에 시황제는 군웅할거하던 주변국들을 모두 평정하고 대제국으로서 하늘아래 모든 나라를 통제하게 된다. 제국의 황제밑에는 금은 보화를 잔뜩 챙겨 모은 제 2인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서복이다.서복은 간사하면서도 지략이 뛰어난 인물이다. 그는 곧 다음 권력자들에 의해 처단될 위기에 있음을
서이초 교사의 비극으로부터서이초등학교 교사 비극을 보며 ‘두 명의 아이’를 떠올렸다.먼저 ‘남겨진 아이’가 있다. 담임 교사를 떠나보낸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을 들을 수 없다. 아이는 오늘도 서둘러 학원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그리고 ‘묻힌 아이’가 있다. 태어났지만 세상은 존재를 알지 못했다. 아이는 내일의 빛을 한 줌도 누리지 못하고 친부모에 의해 땅밑에 잠겼다.아이들은 교사가 필요하다. 교사도 아이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남겨진 아이와 묻힌 아이 모두 교사를 만날 수 없다. 교사와 아이들의 인연을 끔찍하게 잘라버린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여름입니다.매년 기록되는 숫자가 우리의 예측을 넘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러한 이상기후가 지배하는 세계를 기후위기 시대라고 부릅니다. 인간이 산업활동을 통해 배출한 과도한 이산화탄소가 만들어낸 지구적 변화입니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적극적으로 줄여내지 못하면 2050년도가 되기도 전에 궤멸적 재앙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올해 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중부와 남해안 지역이 식수도 없어 허덕이다 장마가 시작되자 수많은 범람과 산사태, 침수로 인해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삼가 재난
장마가 끝났다. 이제야 말로 진정한 2023년의 여름인 것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맞이하는 여름 계절이지만 여름은 어떻게 된 것인지 해마다 폭염이라는 심술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여 나타난다. 올해는 또 얼마나 더울 것이고 또 습할까?개인적으로 나는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름이 호흡하는 덥고 후끈한 공기가 싫다. 아니면 배 나온 중년의 몸뚱이는 반팔 셔츠로 좀처럼 가려지지 않는다는 서글픈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서일지도. SNS를 통해 새연교 콘서트 소식을 접했다. 피하고 싶은 여름 계절의 심술이 싫어 방문 걸어 잠그고 에어컨 바람
제주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신화들, 그 중 먼지에 쌓여 존재감이 희미해진 이야기들을 다시금 햇살 아래로 끌어내고자 하는 마음에서 [꼬닥꼬닥_마을신화]연재를 시작한다. 구술 채록된 제주 마을의 신화 가운데 서사를 갖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동료 연구자들과 토론도 하고 답사도 진행했다. 마을에 전해오는 신화를 공유하고 보전하는 것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자연의 신성성을 되찾는 작업이 될 것이라 믿는다. 아주 오랜 옛날, 가시리의 한 여자아이가 오름 너머 한라산 골짜기로 홀연히 사라졌다. 당남우영할망당에 전해오는 신화를 읽으며 소녀의
'장마'라는 개념이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전통적인 장마의 특징과 형성이 깨지고 여름 내내 잦은 집중호우가 발생됨에 따라 한국형 '우기'라는 개념의 도입을 검토하는 듯하다. 앞으로의 여름엔 수백 년 한국의 여름 기후를 상징해왔던 '장마'보다는 호우나 우기 같은 개념이 보편적으로 사용될지도 모른다고 한다.시간이 흘러 새로운 세대에게 '장마'란 경험을 통해 취득한 단어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 나왔던 '윤흥길'의 소설 나 가수 정인의 가 이름 지어진 배경도 낯설게 받아들일 것이다.요즘 10
직접 눈으로 확인한 일본 후쿠시마 1원전의 모습은 지옥 같았다고 한다. 2011년 3월 11일, 12년이 지났지만 당시 원전 폭발의 처참함이 짐작되는 시멘트 파편들, 생물체의 흔적을 살펴볼 수는 없는 적막함. 원전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빨라지는 심장박동처럼 정신없이 울어대는 방사능측정기의 경고음이 무섭게 들려왔다.정의당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TF팀이 6월 22일부터 3일간 일본을 방문했다. 정의당 제주도당 김옥임 도당 위원장이 TF팀 단장으로 함께 동행했다. 정의당은 일본 사회민주당의 초청으로 최초로 1원전을 방문한 것인데
며칠간 쏟아붓던 장맛비가 잠시 주춤하자 아침부터 시끄러운 예초기 엔진 소리가 마을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 여름 시골은 풀들과의 전쟁이다. 잠시 해가 얼굴을 내밀 때 곧바로 풀을 제거하지 않으면 긴 장마에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주저하는 사이 풀씨라도 생기면 예초 후 곧바로 다시 올라오기 때문에 그 전에 얼른 제거하는 게 상책이다.풀들이 자라는 걸 보면 정말 경이롭다. 코딱지 만한 우영팟에 쪼그려 앉아 이른 봄부터 열심히 검질을 맸지만 흘렸던 땀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올라오는 풀들 때문에 허리가 부러진다. 요즘처럼 매일 비가
1. 메역은 비단이랏쥬제주시 내도동 해안에 두리빌렛당이 있습니다. 이 당의 주인은 용녀부인입니다. 내도동 웃당에 좌정하던 용녀부인은 매 년 음력 2월, 해녀의 숨비소리를 듣기 위해 두리빌렛당으로 내려옵니다. 동짓달에 되면 겨울 바람을 피해 다시 웃당으로 올라갑니다. 용녀부인은 왜 2월에 두리빌렛당으로 내려올까요? 해녀의 숨비소리는 1년 내내 들리는데 말입니다.용녀부인은 음력 2월부터 동짓달까지 열일하지만, 내도동 해녀들은 음력 2월이 지나면 기도빨이 떨어진다고 조용히 귀뜀해줍니다. 이는 아마도 음력 2월이 한 해 첫물질이 시작되는
터키에 있는 두 번째로 큰 도시, 이스탄불. 2022년 1600만 사람이 산다. 서울보단 인구밀도가 높진 않다. 이스탄불은 지난날엔 콘스탄티노플로 불렸다. 지금부터 천 년 전 지구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은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로 번성했지만, 상업으로 얻은 이득이 상인들의 손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다.”(타로홀릭 블로그 글 ‘비잔틴과 콘스탄티노플’)“13~14세기 오스만족은 마침내 서부 아나톨리아와 남동부 유럽의 비잔틴 영토를 차지하고 그리도교를 신봉하는 발칸 국가들을 속국으로 삼았으며, 동부 아나톨리
육지와 제주도라는 섬 사이에 벽처럼 가로막고 있는 물리적인 거리. 따지고 보면 육지 공항에서 제주도에 도착까지 한시간 안에 이뤄진다는 시간의 이점이 있다. 하지만 외지인들에게 제주도는 큰맘 먹고 가야만 품을 수 있는 이국의 먼 곳처럼 느껴진다. 처음 칼럼 연재를 시작하며 글솜씨 없는 내가 글을 쓰게 된 여러 이유들 중에 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육지와 제주도 사이에서 발생한 거리라는 편견 때문에 육지부 뮤지션들이 제주에서 공연하는 기회가 좀처럼 없다는 사실에 대한 아쉬움이었다.그런데 최근 들어 미묘한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자귀낭, 자구낭, 자골낭. 모두가 자귀나무를 가리키는 제주말이다. 자귀낭은 콩과식물 낙엽 활엽 소교목으로 키는 5미터 내외로 자란다. 수형은 옆으로 가지를 뻗어 맨 위 부분이 수평을 이룬다. 한국에는 제주에서 개마고원 밑에까지 자생하는 전국 분포식물이나 그중에도 제주에서 가장 많이볼수있는 식물이다.완연한 연두빛이 생동하는 4월 하순까지도 죽은나무처럼 빈 가지만 남아 눈치를 보다가 늦추위가 완전히 지나간 시기에 맞춰 5월쯤에야 여린 잎을 조심스럽게 내민다. 파란하늘 태양이 활짝 웃으며 나뭇잎을 따뜻하게 쓸어 내리면 간밤에 포개어 잠들
코로나19가 해소되면서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고 있다. 그만큼 제주공항을 찾는 이용객도 많이 증가했다. 그래서 제주공항 내에는 여러 가지 홍보 시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그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선 2층 출발 대합실에 설치된 제주도에 서식하는 새를 캐릭터화해서 전시한 홍보공간이다.이 홍보공간에는 제주도의 상징 새인 큰오색딱따구리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여름 철새 팔색조, 주로 남부지방에 서식하는 텃새인 동박새 이렇게 3종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이 검색대를 통과한 공항 이용객을 맞이하고 있다.이번 전시를 추진한 제주공
안녕하세요! 요행입니다. 요즘 이 좀 뜸해졌지요. 이 칼럼을 쓰면서 귀한 인연을 많이 만났고, 또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책방들을 소개할 수 있어서 뿌듯하기도 했습니다.그런데 근 1년 사이 제 삶에 여러 변화가 찾아왔고 을 꾸준히 연재하기가 어렵게 되어서 긴 휴재 공지를 올립니다.몇 달간 은 좀 쉬고 재정비한 후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제주 책방 소식을 기다렸을 독자님! 다시 다양한 내용으로 돌아올 을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무덥고 습한 계절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여
이제는 여름 계절의 덥고 습하기가 열대 나라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게릴라처럼 숨바꼭질하다가 어느 순간 장대 같은 물 폭탄을 뿌리고 홀연 사라지는 비는 어떠한가? 이는 영락없는 열대 나라의 스콜이다. 7월 15일의 토요일의 제주 날씨가 그러했다. 덥고 습했다. 예측할 수 없는 비가 수시로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다.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라는 영화를 보면 '맑음 소녀'라는 캐릭터가 나온다. 영화 속에서 '맑음 소녀'가 비 내리는 날 하늘에 소원을 빌면 비가 그치고 햇살 가득한 맑은 날씨로 변한다. 나는 그녀
37.3℃몽롱해 온다.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다. 찬물을 끼얹고 선풍기 앞에 드러눕는다. 하릴없이 잠이나 자고 싶다.리모컨을 만지작거린다. 켤까? 아니 버티자. 그러다가 다시 리모컨을 잡는다. 온(ON)만 누르면 이 무력감에서 벗어날 것 같다. 누를까? 아니다. 아직은 견딜 만하다. 턱없이 오른 전기료 때문만은 아니다. ‘에어컨’이라는 놈, 나한테는 찬바람을 보내고 그 대가로 밖으로는 더운 바람을 보낸다. 나 좋자고 누군가에게는 폐를 끼치는 물건이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내가 뭐 대단한 이타주의자, 생태주의자 같아 보인다. 아니다
우연한 계기로 고시연님과 인연을 맺게 됐다. 처음 알게 된 것은 SNS를 비롯한 주변의 추천이었다. 창업을 비롯한 청년-제주를 연결하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주변을 빛나게 해주는 사람. 창업 스토리, 활동 이야기를 들었을 때 떠오른 문장이다. 주변을 빛나게 함으로써 함께 쌓아가는 에너지를 갖고 있었다. 그는 제주에서 청년들이 각자의 답을 찾고,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함께 걸어가는, 자신의 제주를 그려가는 청년이었다.▶시연님을 표현하는 세 가지 키워드를 말해주세요.#로컬 : 삶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둘러싼 환
덥고, 습했던 지난 8일. 농도 짙은 안개가 유령처럼 출몰했다가 사라졌다. 제주섬만이 가질 수 있는 여름 날씨의 특색이 모두 드러난 날이었다.더움과 습함, 그리고 안개라는 불리한 날씨 조건이 뒤섞인 고약한 날에 공연 날짜를 잡은 용기 있는 밴드가 있다. 그 주인공은 '파초선'이다.나는 그들의 공연을 수차례 관람했던 터라 멤버들과 서로 어색하지 않은 인사와 안부를 묻는 사이다. 하지만 나름 친하다는 밴드가 불리한 날씨 조건 아래서 공연을 한다고 하니 걱정이 됐다. 특히 이날의 걱정은 날씨 말고도 한가지가 더 있었다. 바로 공연장소였다
"공유합시다!"공유는, 모두가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제주를 만들기 위한 키워드이다. 이에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제주지역 사회적경제의 가치 확산을 위한 '2023 공유제주 기자단'을 모집했다. '공유제주 기자단'은 공유경제의 가치를 밝히고 제주 지역의 실천 사례를 둘러보며 공유의 가치 확산을 위해 제주가 나아갈 방향까지 모색하고자 한다.‘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뿐만 아니라 이웃과 사회, 아이를 향한 모든 것들이 함께 어우러져 한 아이를 키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