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의 청사와 의회 건물이 너무 호화스러워 말썽을 빚고 있다.

최근 경기도 용인시가 7만 9000평의 터에 연면적 2만 4000평의 건물을 1620억원이나 쏟아부어 시청사를 짓는게 알려지면서 청사와 의회 건물에 눈이 쏠리고 있다.

용인시외에도 26곳이 시청사.의회 건물 신축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내 의회 건물의 경우도 지자체가 실시되기가 무섭게 웅장하게 지어졌다.

건물이 웅장해야 권위가 서는 것으로 착각한 구시대적 발상이 빚은 산물이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그렇지 않다.

멀리 다른나라와 비교할 필요도 없다. 우리보다 지방자치제가 앞선 일본이 좋은 예다. 일본의 어느 기초.광역단체도 우리처럼 호화스러운 건물을 가진 곳이 없다. 몇해 전 신축한 토쿄도청(東京都廳)이 예외일수있다. 굳이 찾는다면 대지진발생전 각종경영수익 사업의 흑자기록으로 예산의 넘쳐난 고베(神戶)시청 정도일까. 기초의회 건물의 경우 대부분 지자체건물내에 초라하게 들어서 있다.

광역의회도 마찬가지다. 기초.광역단체 청사 자체가 1백년이 넘는 허름한 건물에도 지방자치제는 우리보다 더 잘 운영되고 있다.

버블 경제가 무너지면서 청사신축은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일부 지자체와 의회는 10여년 전부터 신축 청사의 설계만을 끝낸 조감도를 보면서 자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그들이기에 우리의 청사를 보면 부러워하고 한편으로는 이해를 하지 못한다.
경제가 어렵기는 우리나라가 더욱 심각한데 호화판 청사가 쑥 쑥 건설되니까 그렇다.

오사카부(大阪府)의 경우도 부청건물은 백년 가까이 되지만 신축은 엄두도 못내고 새 건물의 조감도나 보면서 자위하고 있다.

2008년 올림픽 유치 경쟁에 나섰던 오사카는 몇해 전 청사를 지을 건설업자를 물색한적이 있다. 건설업자가 청사를 지으면 자치단체가 임대를 해 입주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어려운 지역 경제도 살리고 청사를 확보하는 두가지 효과가 있어서 긍정적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올림픽을 유치하는 도시가 임대건물 청사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반대의견에 부딪혀 결국 신축하지 못했다.

해외 외유도 꿈 그것이다. 한국과 중국 등의 도시나 단체들이 자매결연을 희망해오지만 결연은 가능하나 단체장이나 의원들이 오갈 돈이 없다는 것이다.

지역경제가 어려운데 외유성 나들이로 얻어지는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주민들이 이를 그냥 넘기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의회 의원이 되면 임기 중 한두차례는 외국 나들이를 하는 관행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것이다.

그뿐 아니라 회기 중에 공무로 자리를 비우는 것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단체장이나 지자체 의원 모두 주민의 철저한 심부름 꾼으로 서로를 견제하며 직분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처럼 핑계없어 못나가는 것과는 근본에서 다르다.

외국의 이런것들을 모르기 때문에 바로 이런 것을 배우기위해 나간다면 말이 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이 우리만큼 돈(재정)이 없거나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필요한 돈만쓰면서 임기 전부를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본격 지자체가 실시돼 10년 넘었는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주민들이 감시자로 나설 수밖에 없다. 주민은 언제까지 봉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