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식당 일을 하면서도 해맑게 살아가던 ‘은이’(전도연·37)다. 유아교육과를 다닌 이력으로 자신에게는 까마득하게 높은 상류층 저택의 하녀로 들어간다.

어느 날 주인집 가족의 별장 여행에 동행하게 된 ‘은이’는 자신의 방으로 찾아온 ‘훈’(이정재·37)의 은밀한 유혹에 이끌려 육체적인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집안 일을 총괄하는 또 다른 하녀 ‘병식’(윤여정·63)이 그들의 비밀스런 사이를 눈치채면서 평온하던 저택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13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하녀’(제작 미로비전) 제작발표회에 임상수(48) 감독과 전도연, 이정재, 윤여정이 참석했다.

전도연은 “촬영하다 보니 일인다역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든 점이 많았다. 육체적으로는 많이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행복하고 즐거웠던 것 같다”며 “힘듦이 스트레스나 힘듦으로 느껴지지 않고 쾌감이 느껴질 정도로 즐거웠던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이정재는 “나쁜 남자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는데 임 감독 작품의 나쁜 남자, 재밌겠다 싶어서 하게 됐다”며 “시나리오 대사나 상황에 열배를 곱한 새로운 대사와 상황을 줬다. 어떨 때는 당혹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더 촬영을 즐겁게 잘하게 하지 않았나 한다”고 전했다.

1971년 김기영(1919~1998) 감독이 연출한 ‘하녀’ 3부작 중 두 번째인 ‘화녀’를 통해 데뷔한 윤여정은 “40년 만에 자기가 했던 영화의 한 부분으로 출연할 수 있다는 것에 내가 아직도 배우를 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면서 “그 작품을 임 감독과 같이 해서 너무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KBS 2TV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녹화로 제작발표회에 오지 못한 서우(25)는 영상을 통해 “첫만남부터 끝까지 긴장이 되지 않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고 알렸다. 서우는 이정재와 정략 결혼, 쌍둥이를 임신 중인 부인 ‘해라’를 연기했다.

임 감독은 “50년 만에 리메이크되는 건데 기본 스토리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며 “물량적인 것과 화면의 질, 배우나 감독이 얼마나 50년의 세월을 넘어서서 달라졌는지 등을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기영 감독이 한국영화사에 남는 대가이지만 작품을 만들면서 별로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감 있게 만들었다”고 자긍했다.

김 감독의 1960년 작 ‘하녀’를 리메이크한 에로틱 서스펜스다. 5월13일 개봉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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