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기자 10명 중 6명이 성접대 제의를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자 한국 방송영화공연예술인 노동조합(위원장 김응석)은 “여성 연예인의 인권침해 가해자는 지상파 방송3사”라고 지목했다.

한예조는 27일 “콘텐츠 제작과 이를 편성하고 송출하는 권한이 방송사에 집중돼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대중문화예술계의 온갖 병폐는 지상파 3사의 파렴치함에서 비롯됐다”며 “인권침해 가해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리 방송법에 외부제작 비율을 의무화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지상파 3사가 제작사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이용, 저가 덤핑계약을 강요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예조는 “제작사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편성을 따야하고 매니지먼트사는 기를 쓰고 소속 배우들을 출연시키기 위해 로비를 해야 한다”며 “배우들은 캐스팅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저들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주면 주는대로 숙명처럼 의존적이고 예속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떤 제작사는 개인 재산까지 출연하면서 정성을 다해 작품을 만들고는 결국 망했으며, 배역을 따내기 위해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던 소속사 대표는 업계를 떠나야 했다”며 “작품에 출연해도 출연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배를 불리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이번 인권위 조사 뒤 제작사나 매니지먼트사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연예매니지먼트협회나 연예제작사협회 등 관련단체의 노력을 지지하며 더욱 굳건한 연대로 대중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존과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는 대중문화예술인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9∼12월 여성연기자 111명을 설문조사, 응답자의 60.2%가 사회 유력인사나 방송 관계자에 대한 성접대 제의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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