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트러블메이커 린제이 로한(24)이 포르노 배우를 연기한다. 197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포르노여우 린다 러브레이스(1949~2002)의 삶을 담은 영화 ‘인퍼노’에 출연한다.

이 영화의 프로듀서 왈리 라자키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과 인터뷰에서 “러브레이스가 겪은 삶의 역경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라며 “로한이 러브레이스를 연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한이 굴곡진 인생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캐스팅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인퍼노’의 메가폰은 매튜 와일더 감독이 잡고 빌 풀먼(57) 등이 출연한다. 구체적인 캐스팅은 12~23일 열리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발표된다.

러브레이스는 하드코어 포르노 영화 ‘목구멍 깊숙이’(Deep Throat·1972)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음지에 머물러 있던 포르노 문화를 주류로 끌어올린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사상 최초로 미국 영화관에서 정식 개봉한 포르노다. 제작비는 2만5000달러에 불과했지만 흥행수익은 6억달러에 달했다. 목구멍 깊숙한 곳에 성감대가 있는 여자가 구강성교를 통해 욕구를 채운다는 줄거리다.

러브레이스는 49년 뉴욕 경찰관의 딸로 태어났다. 고교졸업 후 몇해를 빈둥거리다 스물한살 때 수영장에서 접근한 남자의 제의로 이 영화에 출연했다. 러브레이스를 포르노 여우로 둔갑시킨 남자는 결국 그녀의 두번째 남편이 됐다. 딸(29) 하나를 낳은 뒤 첫 남편과 이혼하고 96년 이 남자와 재혼했다.

75년 26세 때는 월간 ‘플레이보이’에 알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50세를 넘겨서도 포르노잡지에 등장하는 등 평생 벌거벗은 몸을 구경시키다 갔다. 포르노걸이 됐다는 자책이었을까, 남편이나 남자친구 말고도 러브레이스와 섹스를 나눴다는 사실이 드러난 남자가 한둘이 아니다.

러브레이스는 한때 포르노의 희생양을 자처하기도 했다. ‘포르노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모임’에 가입, 반포르노 운동에도 참여했다. 그러나 포르노를 즐기되 포르노 여우까지 받드는 세상은 아니다. 시골 편의점 직원자리조차 거부당한 채 외롭고 어렵게 연명하다 53세 때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어른이 된 다음 한 일이라고는 포르노 여우가 전부이다시피 한 탓에 암페타민과 코카인 등 마약을 달고 살았다. 유방암, 간염에 시달렸고 폐이식 수술을 받기도 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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