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여정
탤런트 조여정(29)이 정식으로 ‘영화배우’라는 타이틀을 보유한다. 영화 ‘방자전’을 통해서다. 1997년 잡지모델로 데뷔, 99년부터 연기를 시작했으니 첫 주연을 맡기까지 근 10년이 걸렸다.

 

“너무너무 좋아요. 이 영화로 인터뷰하는 것 자체도 좋고, 주위에서 기대를 하고 기다려주는 분들도 있어서 좋고요. 호호호.”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 ‘성춘향’에 푹빠져 있는 그녀의 즐거움과 기쁨이 그대로 전이돼온다.

“춘향이가 어떻게 나올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예쁘게 나오더라고요. 정말 춘향이처럼 보여서 촬영 감독님하고 조명감독님께 너무 고마워요”라며 또 “호호호”다.

“감독님이 제 전작을 본 적은 없대요. 하지만 자신이 본 조여정은 ‘자존감이 있고, 어떤 작품을 했건 뭘 해도 질 사람이 아니다’라는 인상이 좋았다고 하더라고요”라며 이번에는 까르르다.

‘방자전’은 성춘향과 이몽룡의 드라마틱한 러브스토리를 담은 ‘춘향전’을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뒤튼 영화다. 영화 ‘정사’(1998)와 ‘스캔들’(2003)의 각본을 쓰고 ‘음란서생’(2006)을 연출한 김대우(48) 감독의 신작이다. 소재, 제목, 캐스팅, 모든 것이 뜻 밖이다. 김주혁(38)이 방자, 류승범(30)이 이몽룡을 연기한 것부터 고정관념과 거리가 멀다.

조여정은 “방자와 이몽룡 캐릭터도 그렇고, 춘향이 캐릭터도 기존의 춘향이와는 달라요. 미워할 수 없는 여우”라며 “사랑과 명예를 본인이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하는데, 기존에 알고 있던 캐릭터와 다른 인물의 재미들이 굉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처음에 엄마 월매(김성령)와 전략적으로 이몽룡을 선택하죠”라며 “기생의 딸을 거부하고 좋은 집에 시집을 가야 하는 것이 엄마와 제 야망인 거죠”라고 귀띔했다.

“2010년 최고의 춘향이가 되고 싶어요”라고 갈망하는 조여정은 한복 태를 살리기 위해 한국무용을 배웠고 걸음걸이에도 신경을 썼다. 영화 초반 몽룡의 눈에 들기 위한 노래를 부르려고 한 달 넘게 소리 레슨도 받았다.

처음하는 베드신에도 과감히 투신했다. “다행히 부담을 안 가지는 성격”이라면서도 “사실은 걱정이 되긴 하지만 거기에 신경을 뺏기는 것이 싫어요. 걱정은 나중에 하는 스타일이죠.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 후회도 되고 하니까요”라고 설명했다.

혼신을 다했지만 ‘오버’하지 않고 적정선은 유지했다. “너무 의욕이 앞서는 것을 싫어해요. 물론 모자란 것도 싫지만요. 연기는 무엇보다 하모니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혼자 튄다고 그게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또 튀려고 생각해본 적도 한번도 없었어요. 그런 스타일이 아니에요.”

아쉬움은 약간 있다. “가편집을 봤는데 어떤 부분은 ‘애기’ 춘향이 같더라고요. 후반촬영으로 갈수록 동화돼 잘하는 것 같지만, 영화 속 몇몇 부분은 너무 앳되게 나와요. 관객들은 잘 모르겠지만 스태프들이랑 저는 알잖아요. 그래도 전체 편집되니 균형있게 나와 좋아요. 호호호.”

어려 보이는 외모지만 서른 줄로 접어들었다. 고등학생으로 데뷔해 강산이 한 번 바뀌는 동안 연기를 향한 애정도 커졌다. “다들 열정은 있지만 애정을 가지는 지는 잘 모르잖아요. 예전에 그냥 연기를 했다면 요즘에는 애정이 많아지고 책임도 무거워지고, 잘하고 싶기도 하고, 또 잘해야 하기도 하잖아요.”

당장의 욕심은 하나다. “관객들이 조여정을 스크린에서 오랜만에 봐서 반갑고 만족스러워했으면 좋겠어요. 또 다른 영화에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그게 제일 칭찬인 것 같아요. 호호호.”

웃을 때마다 오른쪽 뺨에 보조개가 움푹 패인다. 자신의 매력을 잘 알아서인지 연신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이렇게 잘 웃는 배우는 처음 봤다. 영화에 이 웃음이 어떻게 녹아들어 방자와 몽룡을 사로잡을지 흥미진진하다. 영화는 6월3일 개봉한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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