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의 얼굴>. 나의 취미는 <NHK>라고 스스로 자부하던 에비사와 카쓰지씨가 NHK회장직을 지난 1월 25일 인책 사임했다.

 지난 해 7월 NHK의 간판 방송인 연말 홍백 노래자랑 담당 프로듀서의 제작비 착복이 발각되면서 일은 벌어졌다.

 NHK만의 격진이 아니라 일본 방송계 전체를 강타하면서 항의가 속출했다. 9월에는 NHK 서울 지국장 의 착복이 발각되면서 당사 사원들의 대동소이한 착복. 횡령 사건이 여기저기서 터졌다.

 격진과 여진이 계속되면서 NHK의 상황 판단은 너무나 안일했다.

시청자의 수신료로 운영하는 NHK는 약3800만 세대와 수신자 계약을 맺고 연간 6조4780억원의 수신료수입이 있다. 이것은 NHK사업 수입의 95%이상을 차지한다.

이러한 일반 시청자는 물론 각계에서 에비사와 회장의 책임론 속에서 사퇴를 요구했지만 마이동풍이었다.

 NHK 사내에서는 착복자들의 징계 면직과 사기죄로 경찰 당국에 고발하면서 임원진들의 급료 삭감등 눈가리고 아옹하는식의 처리로 일관했다.

9월에는 에비사와 회장이 중의원 총무위원회에 불려나가서 참고인으로 증언했지만 NHK는 중계하지 않았다.정치가나 다른 참고인들이 나갔을 때는 언제나 생방송으로 중계하던 NHK였다.

이에 분노한 시청자들은 수신료 지불거부 표명으로 대항했다. 거부 표명은 눈사람처럼 불어나면서 작년 11월말까지 11만건 이상을 넘었다. 그래서 회장의 사임 발언은 한마디도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사임 부당성의 합리화를 위해 NHK뉴스와 특별 생방송을 통해 사죄와 함께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시청자의 수신료 거부는 날이갈수록 불어났고 NHK노조에서도 회장 사퇴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금년 1월에도 또 다른 사건이 NHK 내부 고발로 터졌다.

4년 전, NHK교육 TV에서 반영한<종군 위안부> 방송이 정치가의 압력으로 편집 수정됐다는 엄청난 내용이었다. 이 기사는 아사히(朝日)신문이 스쿠프였는데 아직도 정치가, NHK, 아사히 신문간에 그 사실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에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NHK이지만 어느 누구 책임지고 물러나는 사람이 없었지만, 결국 사회 여론과 비판에 몰려 에비사와 회장이 사임하게 이르렀다.

임기 삼년의 회장직을 3개째 연임 속에 일년 반을 남기고 도중 하차했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회장 사임과 함께 고문으로 취임하니 또 다시 격진이 일어났다. 비난의 집중 포화 속에 고문 취임 3일만에 다시 사임하는 촌극을 벌였다.

 배 용준의 <욘사마>와 대칭하는<에비사마>라고까지 비아냥과 야유를 받던 에비사와 회장은 NHK권력에서 물러났다. 그래도 수신료 거부는 1월 말 현재 30만 9천건을 넘었다.

그 동안의 과정을 보면 인책 사임은 당연하지만 <겨울연가(후유노 소나타)>를 일본에서 방영하여 한류 선풍을 이르킨 그는 한국 PR의 일등공신이었다.
 
 한국인으로서 착접하고 씁쓸하다.

끝 맺음의 미학은 영원한 명제인 것같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