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근민 제주지사가 주민설명회에 앞서 강정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우근민 제주도정이 해군기지와 관련해 강정마을의 갈등을 꺼내기 위해 꺼낸 마지막 카드인 주민설명회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서로간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자리로 만족해야 했다.

우근민 지사는 29일 오후 7시 강정마을 의례회관을 방문. 주민들에게 해군기지 추진상황을 설명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강정마을 주민 150여명이 참석해 설명회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설명회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의례회관 주위에 교통 정리를 이유로 배치된 경찰과 관련해 주민들의 의의를 제기한 것이다.

▲ 우근민 지사가 해군기지 주민 설명회를 위해 강정마을 의례회관으로 들어오던 도중 약간의 말다툼을 하고 있다.

또한 우 지사가 의례회관에 들어올 때 폭언과 욕설이 나와 시작부터 서로간의 앙금을 쌓기도 했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설명회 시작에 앞서 “설명회는 설명회일 뿐이다”며 “이번 설명회를 통해 수용을 천명하거나 하는 일을 없을 것이다”고 일축했다.

▲ 제주도가 국무총리실로부터 받았다는 해군기지 정부지원 관련 공문.
이에 우 지사는 국무총리실로부터 받은 공문과 지역발전계획안을 직접설명, 개정안의 조항까지 밝히는 등 회심의 카드를 꺼냈지만 결국 역부족이었다.

특히 이날 설명회가 오히려 주민간의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강정마을 주민인 윤상효씨는 “지난 재직당시 해군기지에 대한 안을 다 만들어 놓고 설명회를 온 것이 아니냐”며 “조건부 수용 제안서 때문에 오히려 강정주민들의 갈등이 커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주민인 윤익택 씨는 “제안서 이후에 갈등이 더욱 심화되었으며, 주민과의 대화도 또다른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강정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해 중앙정부에 요구했다는 것과 관련한 질문도 이어졌다.

▲ 질의하는 강정마을 주민.

마을주민 윤창섭씨는 “해군기지가 들어오고 안들어오는 것은 이제 문제가 아니다”며 “가족사이가 원수지간이 됐는데 그것을 어떻게 보다듬을 것이냐”며 한탄했다.

그러면서 “이런 갈등을 조장한 것은 해군과 도정의 공동작품인데 강정마을 입장을 고려한 도정의 요구사항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고 했는데 도대체 강정마을 누구에게 입장을 들었느냐”며 추궁했다.

홍동표씨도 “알뜨르 비행장, WCC예산 삭감 등 중앙정부에서 이렇게 제주를 홀대하고 있는데 왜 제주에 해군기지를 해야 하냐”며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9400억원이라는 돈이 사용될 수 있는지 아무것도 구체화된게 아무것도 없다”며 “특별법이라도 지정해서 확실히 할 수 있는거면 생각해볼 동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근민 지사는 “강정마을 해군기지는 실리보다는 명분이 중요하다”며 “절차적 정당성의 미흡 문제는 지사로 취임하고 6번이나 강정마을 주민들과 꾸준히 했으며 공사중지요청, 그리고 조건부 수용도 받아들이면서 상당부분 해결됐다”고 답했다.

또한 우 지사는 “국회에 상정돼 있는 특별법 개정안에 제주도지사와 의무 협의조항을 넣었으며 지역발전계획 수립에도 강정주민이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그 답변도 공문으로 받았다”고 강조했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해군기지를 수용여부는 마을 총회를 통해서 결정할 것이다”며 이번 설명회의 의의를 밝히며, “해군기지 건설은 주민공감대 형성이 제일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역설했다.

제주도가 제시한 마직막 카드인 주민 설명회가 서로간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자리에 그침에 따라 해군기지 갈등해결은 조만간 열릴 강정마을 주민 총회를 통해 최종 판가름 날 예정이다.<제주투데이>

 

<허성찬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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