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적지 않은 시중 자금이 고수익을 쫓아 금융권을 이탈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 금융권을 이탈한 자금은 갈 곳을 잡지 못하고 유동자금으로 흘러다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기업인이나 영세상인, 농가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금융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는 등 자금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426억원 금융권 떠났다=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들어 9월말 현재 도내 금융기관 총수신액은 8조4900억원. 지난해말 8조6329억원과 비교해 1426억원의 자금이 이탈했으며 그중 9월에만 1067억원이 빠져나갔다.

자금의 금융권 이탈은 비은행 금융기관이 감소세를 주도했는데 총수신액이 지난연말 4조8816억원에서 9월말에는 4조7756억원으로 1060억원이 빠져나갔으며 은행권에서도 366억원이 금융권을 떠났다.

특히 비은행권에서도 수신감소는 은행신탁과 투자신탁이 주도했다. 은행신탁계정은 7·8·9월 3개월 연속 수신액 감소를 기록하며서 지난연말보다 655억원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고 투자신탁도 지난 8월에만 106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전체적으로 571억원이 감소했다.

▲이탈자금 어디로 향할까=이는 정기예금 금리가 5%까지 하락하는 와중에서 금융권에 돈을 맡기자니 손해를 보는 것같고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려니 오름세에 있다고는 하나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장세가 불안한 것도 신탁상품 수신액 저조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렇게 빠져나간 자금들이 부동산 투자자금으로 묶여 있거나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역외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도내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이 지난해말과 비교해 17억원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이들 자금이 주식쪽으로 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들 자금이 관망세를 보이다 과연 어디로 향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신 6700억원 증가=이처럼 자금이 더 나은 수익처를 쫓아 금융권을 떠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금융기관 여신액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자금사정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9월말 도내 금융기관 총 여신액은 7조3877억원으로 지난해말 6조7145억원보다 6732억원이나 증가했는데 은행권이 4565억원으로 증가세를 주도했다.

이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2900억원이 농협을 통한 정부정책성 자금이었고 일선농협의 상호금융 여신도 1500억원이나 증가해 도내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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