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와 군 당국이 차세대 전투기 사업(FX3)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그 동안 연내 추진이 불투명했던 사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차기 기종이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전투기가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후보 기종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F-X3)은 F-4, F-5 등 우리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가 퇴역함에 따라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신형 전투기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아직 공군의 작전요구성능(ROC)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차세대 전투기는 스텔스 성능을 갖춘 전투기가 유력하다.

그 이유는 지난해 연평도 포격 이후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전투기의 전력보강이 시급하다는 군 안팎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또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이 스텔스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점이다.

김관진 국방장관 역시 지난달 방위사업청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차세대 전투기 도입사업을 서두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차세대 전투기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은 3기종 정도로 압축된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보잉의 'F-15ES',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러파이터 타이푼'(Typhoon) 등이다.

우선 F-35가 유력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개발이 거의 완료된 F-35는 현존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와 대등한 스텔스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공군도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국방위원회 송영선 의원에게 '가장 필요한 무기'로 F-35급의 스텔스 전투기를 꼽았다.

F-35는 다만 개발지연과 이에 비례해 급증하고 있는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F-35의 가격은 약 9000만 달러(1000억원) 안팎으로, 당초 예상했던 6000만 달러(670억원)를 크게 웃돌고 있다.

F-35의 대항마로 보잉의 F-15ES가 거론된다. F-15ES는 F-15E 기체를 기반으로 스텔스 기능 등 성능개량을 한 모델로 현재 개발 단계에 있다.

AIM-9X, AIM-120, AMRAAM 등 공대공미사일 외에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인 SLAM-ER, 정밀 폭격이 가능한 유도폭탄 JDAM 등을 장착할 수 있게 해 전투력을 높이고 레이더 성능도 개선했다.

하지만 사양무기로 취급받으며 미군도 추가 도입을 중단한 모델로 애초에 스텔스 기능을 갖춘 것이 아니어서 공대공 전투에서는 스텔스 성능을 발휘하지만 지상 공격 능력은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4개국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 타이푼'도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로파이터는 2000년대 초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스텔스 기능이 떨어진다는 평도 있지만 다른 성능은 F-35와 비교되거나 오히려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타이푼 전투기는 개발단계인 다른 후보 기종과는 달리 개발국을 포함해 오스트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이미 실전 배치된 상태다. 또 F-35의 절반 가격에 구입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공군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미국제가 아닌 전투기를 주력으로 사용한 선례가 없다. 따라서 유로파이터의 경우 입찰과정에서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한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F-15ES는 F-15K와의 정비유지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고물전투기'라는 약점이 있다. F-35 도입을 추진할 경우 실전배치까지 시간이 많이 걸려 그 사이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

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작전요구성능(ROC)이 결정되어야 후보기종에 대한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보여 어느 기종이 유력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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