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중소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 가운데 해외에서 가장 많은 거래선을 갖고 있는 제품은 ㈜대승(대표 장승진)의 목초액 수액(樹液)시트 '다나안'이다. 무려 18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침체돼 있는 만큼 수출 확대만이 살 길이라며 해외시장 개척에 힘쓴 결과다.

수액시트는 참나무를 태워 숯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제한 목초액을 분말로 만들로 흰 천(시트) 안에 넣은 제품이다. 발바닥에 붙여 몸 속의 노폐물 제거와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주로 한국과 일본 지역에서 판매돼 왔다.
  
㈜대승은 해외시장 개척에 따른 위험부담을 덜고 보다 강력하게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홍콩에 있는 ㈜누트리 웍스(Nutri Works)과 판매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수출국은 영국독일·네덜란드·이탈리아 등 유럽권과 아랍에미레이트·이집트 등 중동권, 캐나다·미국·멕시코 등 미주권, 일본·중국·말레이시아·태국·홍콩·필리핀·싱가포르·대만 등 아시아권, 남아공 등 아프리카권 등 세계 각지에 수출되고 있다.

물론 어려움도 뒤따랐다. 특히 올 초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최대 피해지역가운데 하나인 홍콩에 대한 출장금지, 현지 직원 귀국 등으로 수출상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결과, 수출에 차질을 빚어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수출목표 120만 달러는 무난히 달성될 전망이다. ㈜대승의 장동훈 기획실장은 "지난 6월이후 수출이 다시 활기를 뛰어 9월중에 수출액이 1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대승의 경영전략은 대개 '착안대국 착수소국'에 비유된다. 바둑은 대세를 읽을 때는 크게 봐야 하지만 손으로 돌을 놓을 때는 작고 섬세하게 둬야하는 것처럼 경영에 있어서도 큰 흐름을 읽돼 실행에 옮길 때는 치밀하게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동훈 기획실장은 "목초액 수액시장은 그동안 일본산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으나  국내산 효능이 입증되면서 점유율이 늘고있다"며 "'다나안' 목초액 수액시트가 세계시장에서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북제주군 조천읍 조천리에 자리잡고 있는 ㈜대승은 환경농업을 내세워 신기술로 미량요소복합비료인 목초액을 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에 길들여져 있는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해 지난 88년 창업한 것. 창업초기에는 목초액을 일본에서 전량 들여와 판매했었으나, 96년에는 기술개발을 통해 자체 생산으로 전환했다.

나무를 태워 나오는 연기를 냉각, 분해한 물질인 목초액은 토양 미생물 활성제로 각종 병해충을 예방하고 작물의 생장을 촉진한다. 그러나 생산기술이 까다로워 특정온도에서 냉각하고 24시간 가동해야 순도 100%의 목초액을 생산할 수 있다.

목초액 수액시트 생산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 ㈜대승. ㈜대승은 '세상은 넓고 할 일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장승진 대표는 이와 관련 "우리는 볼펜의 '잉크'처럼 핵심기술을  갖고 있다. 도내 업체가 국내 100대 기업에 들어가는 것은 결코 꿈같은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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