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공단지 입주기업들의 경영난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와 맞물려 휴·폐업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입주업체들은 외환위기에 따른 국제통화기금 체제 때로 다시 돌아간 듯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농공단지는 농촌 공업화정책의 일환으로 농촌지역에 노동력을 확보하고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조성된 것이다. 도내에는 구좌·대정·금능 등 3개 농공단지가 들어서 있다.

그러나 농공단지는 대외에 표방하는 바 농·수·축산물 가공처리 기반 확충작업과도 거리가 멀다.

현재 도내 3개 농공단지의 입주계약 업체 수는 46개이며, 이 가운데 40개가 입주를 완료해 영업 중에 있고, 나머지 6개 업체는 휴·폐업 상태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료 업체가 20개로 가장 많고, 석유화학 업체 7개, 목재·종이업체 5개, 금속업체 4개, 전기·전자업체 2개, 운송장비업체 2개, 비금속업체 1개, 기타 5개 등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가동 중인 40개 업체도 원자재조달, 제품판매, 노동력확보, 정보수집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운송수단이 충분치 못한데다 노동력 확보가 힘들고 도심과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시장동향 등의 정보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 멈춘 공장=바닥경기 때문에 농공단지 입주업체들의 경영난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다.

대정농공단지의 경우가 18개 업체 가운데 (주)코리아 파이프와 쌀 가공공장, 금능농공단지는 19개 업체 가운데 (주)제주 훼미리와 (주)상생시대, 구좌농공단지 9개 업체 가운데 (주)제주청정식품와 (주)한성 등 각각 2개 업체 총 6개 업체가 휴·폐업 중이다.

농공단지 관계자는 “IMF 때와 별 다르지 않다”면서 “아직도 경기는 풀리지 않고 있으며, 특히 숙달된 노동력을 구하기 힘들어 농공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 제주지점이 실시한 농공단지·공업지역(화북·토평) 입주업체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주들은 경영난의 원인으로 내수부진, 판매대금 회수부진, 자금조달 곤란, 노동력 확보, 동종업체와의 경쟁 등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고용창출 뒷걸음질=정부는 성장 제일주의 경제정책이 낳은 부작용으로 도시근로자와 농어민의 소득격차가 심화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농공단지를 조성됐다.

이에 따라 지난 89년 4월 16억 9600만원을 투입해 구좌농공단지를 조성한데 이어 91년 2월과 94년 6월에 각각 대정농공단지(사업비 43억 3500만원)와 금능농공단지(사업비 40억 2800만원)가 들어섰다.

그러나 경기침체와 계속되는 휴·폐업 업체가 속출하고 있어 당초 밝힌 농촌지역 유휴인력 고용창출이란 기대효과는 크게 빗나간 듯하다.

구좌농공단지의 경우 고용인원은 현재 119명으로 이는 당초 고용계획인 400여명의 1/4 수준으로 지난 98년 고용인원 105명에 비해 5년이 지난 지금 겨우 14명이 더 늘었을 뿐이다.

또한 현재 농공단지 업주업체들의 업종을 살펴보면 당초 취지와는 달리 농·수·축산물 가공단지 보다는 공산품 제조단지에 오히려 더 가깝다.

3개 농공단지에 계약돼 있는 46개 업체 가운데 농·수·축산물 가공에 기반을 둔 음식료품 제조업체는 20개 업체에 불과하고 나머지 26개 업체는 기계·금속·전자·비금속광물·화학 등의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음식료품 제조업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의 낮은 기술력으로는 취업하기 힘든 상태”이며 “이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입주업체 선정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실업자문제의 해소를 위해서도 해당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직업훈련 프로그램, 정보시스템 구축,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편의시설 등 농공단지 활성화 방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전망=희망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개정됨에 따라 공업지역 외의 지역에는 농산물 관련 가공업체 외의 공장시설이 들어설 수 없기 때문에 농공단지 입주 희망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북군 관계자는 “농림지역 등에서는 공장 설립이 제한되면서 농공단지 입주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현재 지역경제가 좋지 않아 모든 업체가 힘들어 하지만, 입주 문의가 계속 이어지는 등 다시 해보자는 분위기가 농공단지 활성화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아울러 “농·수·축산물 가공업체의 유지가 힘들다면 해당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직업훈련 프로그램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공단지 조성 현황>

 

구 좌

대 정

금 능

면적

조성(㎡)

6만7481

11만5273

13만109

 

분양대상(㎡)

4만9554

9만3660

9만7379

 

분양(㎡)

4만9554

9만3660

9만1000

 

분양률(%)

100

100

94

사업기간

88. 8 ~ 89. 4

90. 8 ~ 91. 2

93. 4 ~ 94. 6

사업비

16억9600만원

43억3500만원

40억2800만원

입주계약업체

9개업체
(휴·폐업 2개 업체)

18개업체
(휴·폐업 2개 업체)

19개업체
(휴·폐업 2개 업체)

입주기업형태
창업기업
이전기업
분공장

 


8
0
1


9
2
7


18
0
1

종업원수

 

119명

214명

11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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