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진행된 탐라문화제 거리행진 장면.
반세기 역사를 자랑하는 탐라문화제에 대한 걱정이 터져 나오고 있다.

좋다는 것은 이것저것 갖다놓은 통에 특색 없는 백화점식 축제가 됐다는 지적 때문이다. 탐라문화 정체성 훼손 우려마저도 나온다.

한국예총 제주도연합회는 지난 7일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제50회 탐라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예산도 지난해보다 2배로 불었다. 제주도는 지난해 3억5000만원에서 올해는 7억원을 지원했다. 예산 절약을 위해 사회단체 보조금을 삭감하고 곳곳에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상황임을 감안하면 전폭적인 지원이다.

우근민 제주지사의 애정도 각별했다.

강정마을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극박한 상황이 전개되던 지난 8월 30일, 2박 3일 일정으로 '해외로 찾아가는 탐라문화제' 행사 참여를 위해 일본 출장길에 오른다. 당시 이 행사에선 1억원을 썼다.

문제는 공을 들인 만큼 내실 있는 행사를 준비했냐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예술인은 "백화점식으로 좋다는 것은 이것저것 전부 갖다 놓은 통에 탐라문화에 대한 중심 줄기를 놓쳐버렸다"며 "행사의 성공여부를 숫자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 세계적으로도 잘되는 축제는 중심 행사를 키우며 부대행사를 엮어 갔다"며 "탐라문화제인 경우 오히려 탐라문화의 정체성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이어 "제주예총 주변 인맥으로만 축제 집행위원회가 꾸려졌다"며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인 만큼 도내 예술인들이 함께 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제주예총 관계자는 "행사가 100여개 이상이어서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전시, 체험 등으로 구분하는 등 백화점식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행사 주최와 주관이 모두 민간단체로 진행됨에 따라 도내 문화예술인 전부를 아우르지 못할 수도 있다"며 "단체차원에서 참여하지는 않지만 개별적으로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심 줄기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전통문화 계승발전이 큰 줄기"라고 짧게 답했다.

예총 제주도연합회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후원하는 탐라문화제는 기원축전(8개 축제), 민속예술축전(5개 축제), 전통생활문화축전(5개 축제), 50회 기념축전(6개 축제), 예술축전(4개 축제), 폐막축전(3개 축제) 등 6개 축전 30여개 축제로 지난해보다 50% 이상 몸집을 불렸다.

탐라문화제는 지난 1962년 5.16혁명 1주년을 기념하는 제주예술제로 출발했다. 1965년 제4회 한라문화제로 이름을 바꿔 향토문화축제로 전환했고 2002년 제41회 때부터 탐라문화제로 또 다시 이름을 바꿨다.<제주투데이>

<강정태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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