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한 60대 차량절도범이 형사들의 도움으로 고향으로 돌아갔다.

6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차량절도범으로 자수한 김모씨(63)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형사들이 여비를 마련해 주며 부산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5일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부근 도로에 세워졌던 차량을 춤친 후 운행하던 중 양심에 가책을 받아 제주시 연동 인근에 이르렀을 때 차량을 세워둔 채 자수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전과 10범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보름 전 노숙인 보호시설인 대구희망원에서 퇴원한 뒤 일자리를 찾아 열흘 전 제주에 왔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열흘동안 발품을 팔았지만 김씨에게 취업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김씨는 일자리를 찾아 다니던 열흘동안 노숙하며 지내야 했다. 그러던 중 차량을 훔치는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

조사과정에서 김씨는 "열흘동안 한끼 밖에 먹지 못했다. 밥이라도 제대로 먹고 싶다"면서 "제발 교도소에서 지내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이같은 사연을 전해들은 형사들의 마음에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심정으로 형사들은 김씨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택시비까지 대신 물어줬다.

사건을 담당한 서부서 강력3팀은 피해 차량이 회수됐고, 자수한 점을 감안해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김씨가 부산으로 돌아가길 희망하자 여비를 마련해 주는 한편 제주시의 협조를 얻어 5일 오후 선박편을 이용해 고향으로 보내줬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미안해서라도 다시는 경찰서 출입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전했다"며 "김씨가 직업이라도 구해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투데이>

<김명현 기자 /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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