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홍기룡 군사기지저지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이 제주도청을 방문해 김부일 행정부지사와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제주투데이>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저지범대위가 지난 26일부터 제주도청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기 시작한지 3일째.

28일 새벽께 이들은 기어코 도청 앞 인도에 텐트를 설치했다.

텐트 설치에 맞서 이를 철거하기 위해 50여명의 제주시 공무원들과 100여명의 경찰병력이 집결했다.

28일 오전 8시55분. 제주시 관계자가 "10분 내로 자진철거 않을 경우  강제철거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철거는 강행되지 않았고, 이후 대치상태로 이어졌다.

▲ 해군기지 반대측은 28일 새벽께 텐트 1개를 설치했다. <제주투데이>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해군기지 청문을 예정대로 29일에 속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런후 강 회장 등 일행은 "텐트를 친 것이 불법행위인가에 대한 것과 이를 철거하려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해 부지사와 면담을 나누겠다"며 도청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김부일 행정부지사는 오전 일정을 이유로 강 회장 일행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이들은 부지사와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도청 현관 앞 계단에 앉아서 무기한 기다리겠다며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 회장은 "들여보내주지 않으니 여기 요구한대로 조용히 그리고 민원인들 피해가지 않게 구석으로 앉아서 기다리겠다는 것도 안된다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이어 강 회장은 도청 현관 앞을 막고 있는 공무원들을 가리키며 "민원인들이 도청 이용을 막고 있는 건 우리가 아니라 너희가 아니냐"는 질타에 공무원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도청 현관문을 점거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향해 "(민원인들을)우리가 아니고 너희들이 막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묻고 있다. <제주투데이>

또한 강 회장은 "지금 이 시기에 제주도의 미래보다 중요한 게 무엇이 있느냐"며 "우 지사가 중국에 간 이유를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충분한 검토 기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정이 먼저 청문 연기를 제안한 것은 정부와 해군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해군과 국방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데 제주도가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그런데 겨우 텐트 하나 치는 거 막으려고 이렇게 몰려드는 것이 제주도민을 위한 것이 맞나"며 "(우 지사는)제주도민들이 일어서서 물러나게 하지 말고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도지사 취임하고 2년여를 기다려왔지만 대체 몇번이나 속여 넘겼는지 모르겠다"며 "이제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 우 지사는 도지사의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제주투데이>

<김명현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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