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근민 제주도지사. <제주투데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주도민과 4.3 유가족 여러분!

참혹하고 불행한 역사 앞에 스러져 간 4·3 영령들께 엄숙한 마음으로 삼가 명복을 빕니다.

후유장애를 겪고 계시는 생존 희생자 여러분,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눈물이 마를 새 없는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위령하고, 다시는 이 땅에 그와 같은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용서와 화해로 극복하는데 힘을 모아주시는 제주도민 여러분께 마음으로부터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과 희생자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힘써 오시는 가운데 오늘 함께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해주시는 김황식 총리님께도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제주 4·3은 대한민국의 비극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비극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64년 전, 바다로 둘러싸여 고립된 섬 제주도는 거대한 감옥이자 학살의 현장이었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벗기까지 너무나 많은 희생과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제주 4·3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년여 동안 4·3특별법이 제정되고, 4·3평화공원 조성이 이뤄졌습니다.

지금 정부의 지원 아래 지난해 1월 희생자 및 유족이 추가 결정되고, 4·3평화공원 3단계 조성사업이 금년도부터 본격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세계 평화의 섬 지정은 제주가 평화와 인권의 성지로 나아가는데 디딤돌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

제주 4·3은 아직은 완전하고 올바른 이름을 얻지 못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이름은 온 국민이 제주 4·3의 처참했던 역사적 진실에 대하여 공감하고, 제주 4·3정신을 기리며 모두가 4·3영령들을 추모할 때 갖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4·3해결을 위해 제주도민의 염원인 4월 3일을 국가추념일로 지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희생자 추가신고 등 4·3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데에도 힘을 모아나가야 합니다.

특히 지난 2003년에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가 정부에 의해 채택되어 4·3진상규명에 크게 기여했습니다만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추가적인 4·3진상조사와 역사적 진실규명을 토대로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4·3현안의 완전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하여 제주4·3추가진상조사단을 구성하였습니다.
 
앞으로 행방불명 실태, 마을별 피해실태, 연좌제 피해실태 및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한 더욱 체계적인 진상조사를 통해 제주 4·3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희생자와 유족과 역사에 미안함과 죄스러움이 남지 않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제주 4·3은 불행한 역사이지만, 평화와 인권을 중시해온 제주정신의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주4·3의 정신을 계승하고 4·3해결이 제주의 자존을 지켜나가는 길임을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도민 여러분!

우리가 잊지 않고 노력하는 한, 제주 4·3의 역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을 믿습니다. 4·3영령들께서도 우리 제주의 앞길을 밝혀주실 것입니다.
 
제주 4·3영령들이시여, 이제 모든 한을 내려놓으시고 영면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4월 3일

제주4·3사건희생자위령제 봉행위원장 제주도지사  우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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