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국장이 왜 그런 방법을 택했는지 모르겠다. 이번 기회에 검증받았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게 아쉽다. 검증받았다면 이런 길을 택한 것보다 나았을 것이라 본다."

김태혁 제주도교육감은 17일 도교육청 기자실을 찾아 '파행 인사' 논란과 강 국장 사망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 김태혁 교육감은 이날 '검찰수사가 끝나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고 부하직원들의 잘못까지도 자신이 감수하겠다'며 시종 긴장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날 김 교육감은 강 국장 사망과 관련 "외국 체류시 강 국장과의 통화에서 이번 일들에 대해 교육가족과 도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하고 말을 했었다"며 "조직을 위해서도 이번 기회에 검증받았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 아쉽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또 "공.사적인 자리에서 직원들의 의견수렴을 해왔지만 인사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얘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히고 "승진후보자 명부에 의해서 인사를 하는게 공정하다고 과거나 지금이나 생각하고 있지만 도박사건 연루자가 승진후보자 명부에 들었다는 걸 알았을 때에는 내 스타일이 잘못이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측근 인사를 한다는 말이 있지만 사람은 원래 가깝고 능력이 있으면 그 사람을 택해 쓰는게 아닌가 본다"며 "가까운 사람을 썼다는 건 부인하지 않겠지만 이미 검증된 사람들이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사법 기관에서 조사중에 있으므로 그 결과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겠다"며 "수사협조 의뢰가 온다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재 납품과 수의계약 등과 관련한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컴퓨터 같은 경우는 전부 입찰을 하고 있으며 시설문제 역시 수의계약 한도를 낮추는 등 노력하는데 어디서 이런 말들이 나오는 지 모르겠다"고 강한 어조로 항변했다.

▲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리를 일어서는 김태혁 교육감.

그는 이어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자리(기자회견)가 마련된 데 대해 송구스럽다"며 "여러 잡음에 대해서는 쇄신책을 강구해 투명한 인사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태혁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도민과 교육가족에게 드리는 말씀' 제하의 A4 한장 분량의 글을 나눠줬다.

<다음은 김태혁 교육감의  '사과의 말씀' 전문>

교육행정직 인사비리 의혹 파문에 대하여 도민과 교육가족들께 드리는 사과의 말씀

먼저 교육행정직 5급 승진 예정자 선발로 촉발된 공무원 인사비리 의혹 파문과 관련해서 불미스러운 일이 빚어졌고 이로 인하여 기획관리국장의 죽음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진데 대하여 교육행정의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께 여러 모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할 따름이며, 국외 출장 중이어서 즉시 의혹에 대하여 해명하지 못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하여는 사법 기관에서 조사중에 있으므로 그 결과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이 불행한 사태를 교훈 삼아,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특히 투명한 인사 쇄신책을 곧 마련하여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소신 있게 업무에 매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저의 부덕과 불민의 소치로 인해 제주교육의 상처를 입고 도민과 교육동지들에게 누를 끼치게 되어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어린 학생들과 제주교육의 미래를 위해 변함 없는 성원과 격려를 보내 주실 것을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2003년 11월 17일
제주도교육감 김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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