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HOT’와 ‘젝스키스’, 다마고치, 슬램덩크, 삐삐….

1%대 소박한 시청률을 꿈꾸며 출발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2012년을 살고 있는 2030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좋아하는 스타에 대한 동경, 학창시절의 추억, 풋풋한 첫사랑 등 90년대를 툭툭 건드리며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부터 3개월 동안 1997년과 2012년을 오간 서인국(25)은 “정말 너무 감사한 드라마”라며 고마워했다. “처음 드라마 주연을 하라고 했을 때 시청자들이 욕할게 빤하다며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신원호 PD가 나를 믿고 가겠다고 하더라. 아무 것도 아닌 나인데…. 정말 생명의 은인”이라며 흥분했다.

서인국은 이 드라마로 ‘윤제앓이’를 불러일으켰다.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 1등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때보다 더 큰 관심과 사랑을 누리며 ‘대세’가 됐다. 광고, 영화, 드라마로부터 빗발치는 러브콜이 인기를 실감케 한다. “‘대세 서인국’이라는 수식어를 들으면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드라마 덕분”이라며 겸손해했다.

서인국은 “요즘같이 빠른 시대에 아날로그 같은 드라마의 순정적인 절실함이 통한 것 같다. 내가 연기를 하고 모니터를 했을 때 마음이 아프고 짠하게 와 닿을 때도 있다. 그 중 ‘윤윤제’는 너무 멋진 캐릭터다. 다른 사람에게는 한 마디로 재수가 없는데, 딱 한 명 ‘성시원’(정은지)에게만큼은 바보다. 한 여자에게 올인하는 그런 남자가 요즘 세상에 없지 않느냐?”

윤윤제’는 태어날 때부터 함께 자란 ‘성시원’에게는 바보스럽게도 순종적이지만 다른 여자에게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공부, 노래, 운동,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엘리트로 장래에 스타검사가 되는 완벽한 존재다.

실제 서인국의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굉장히 단순했어요. 좋아하는 것에만 집중했고 안 좋아하면 아예 하지도 않았어요. 오로지 노래에 꿈이 있었기 때문에 노래만 했죠. 실용음악학원 다니면서 노래 연습만 주야장천 했어요. 다른 것은 쳐다보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물론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좋은 추억을 더 만들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와있고 좋은 스태프들과 작품도 하고 무대에서 노래도 부를 수 있게 만든 그 시절의 소중한 땀과 노력이 너무 소중하다. 내 스스로 투자를 더 많이 했다는 점이 뿌듯하다.”

연애에는 소극적이다. “윤제같은 연애는 못해봤다. 세 번 정도 짝사랑을 하다가 고백을 했을 때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었다. 그러면 빨리 포기했다. 그렇다고 윤제처럼 나를 좋아하는 여자가 많지도 않았다. 다른 여자들에게 관심이 없고 못되게 행동했던 편이었다”는 것이다.

서인국은 “마지막회가 ‘첫사랑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다. 나는 실패했지만 차태현 형님도 그렇고 내 주위에 이룬 사람이 있다.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욕심이 과해서인 것 같다. 첫사랑인만큼 다른 사람을 또 사랑할 거라는 생각을 안 하지 않나? 이 사람과 죽을 때까지 사랑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서툴게 대하게 된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정확하게 아껴줄 줄 알아서인 듯싶다”고 짐작했다.

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을 것 같기도 하다. “돌아가면 초등학교 때로 가서 철없는 떼쟁이로 살고 싶어요. 예전처럼 나무 위에 올라가서 석류도 따고 메뚜기, 개구리도 잡고…. 너무 재미있는 추억들입니다. 그때는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겼던 나이잖아요. 나뭇가지 하나 들고 뛰어다니고 아지트를 만들었던 게 향수고 추억이에요.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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