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관람객이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있는 국립예술박물관에서 열린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전시회를 보고 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미인 5명이 매일 2시간 동안 돌아가며 박물관 전시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아이디어를 얻은 이 전시회에는 관람객이 자는 미인을 보고 충동을 느껴 입맞춤할 수 있다. 미인은 관람객의 입맞춤에 눈을 뜨면 결혼해야 한다.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면 우크라이나의 국립예술박물관에 가서 잠자며 입맞춤을 기다리면 된다.

우크라이나계 캐나다 예술인 타라스 폴라타이코가 ‘잠자는 숲 속의 공주’란 제목의 인터렉티브 아트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매력적인 젊은 여성 5명이 관람하러 온 남성의 입맞춤에 눈뜨면 반드시 그와 결혼한다고 약속하고 우크라이나 국립예술박물관에 갤러리의 희미한 조명 아래 번갈아 가며 자고 있다.

관람객 누구나 이 미인과 사랑에 빠져 입맞춤으로 깨울 수 있다.

폴라타이코는 유명한 동화를 재연하고 사랑의 시작을 보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압제 정권에 억눌린 우크라이나 국민의 인내심을 상징하는 정치적인 숨은 뜻이 있다"며 "언젠가 국민이 진정한 자유를 깨닫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왕자가 공주에게 깊이 사랑에 빠져 그 사랑으로 공주를 깨우는 동화를 현실화한다"며 "강력한 사랑은 우연히 일어난다"고 말했다.

3주 전 시작해 9일(현지시간) 끝나는 이번 전시회에서 지금까지 단 1명만 입맞춤으로 깨어나 사랑을 찾았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동성애자 결혼이 위법이기 때문에 여성 관람객이 입맞춤해 미인이 깨어나면 어떻게 할지, 입맞춤한 남성이 이 여성의 남자친구일 경우 어떻게 되는지 확실히 알려진 것이 없다.

미인이 하루 2시간 동안 높은 흰색 침대에 누워있을 때마다 전시관에는 사랑이 이뤄질지에 대한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이 프로젝트는 사랑 맺어주기라기보다 예술적 실험에 가깝다. 관람객이 입맞춤해서 결혼하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한 것이 법적 구속력이 없고 일부 미인은 싫은 사람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인들은 이 전시회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 싶다고 말했지만, 대부분 대중의 관심과 예술적 실험의 전율을 체험하는 것도 궁금해서 참여했다고 인정했다.

한 우크라이나 남성이 한 미인에게 입맞춤했으나 미인이 일어나지 않아 미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우는 곤란한 일이 있었다. 폴라타이코도 눈물을 글썽였다.

폴라타이코는 이 전시회의 정치적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수백 년간 복잡한 역사 속에서 매우 참아 왔다”며 “2004년 '오렌지' 민주화 혁명 이후 국민이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다. 탐욕스런 정부가 무엇을 하든 국민은 참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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