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런데 아이돌을 하기에는 나이가 좀 어중간하더라고요. 20대 후반에 트로트를 부른다는 것도 나름 경쟁력이 있지 않나요? 호호호."

힙합그룹 '할로'의 리드보컬에서 트로트가수로 변신한 강소리(28)는 당차다.

3년 전 지방방송을 하다 '빠이 빠이야'의 트로트가수 소명(44)의 눈에 띄어 트로트가수로 나서게 된 그녀는 큰 키와 뚜렷한 외목구비만큼이나 성격도 시원시원하다.

네오트로트 '사랑도둑'을 부르고 있다. 그룹 '젝스키스', 밴드 'Y2K', '써클'을 키워내고 '윙크'의 '얼쑤', 금단비의 '훌쩍 훌쩍' 등을 만든 마경식이 작사·작곡했다. 애교섞인 사랑고백이 주내용이며 '아 잡아 도둑아 도둑아'라는 중독성 강한 후트가 인상적이다.

아이돌을 꿈꾸다가 트로트로 전향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법하다. "그런 편견을 깨려고 무지하게 연습했다"며 눈을 빛냈다.

밴드 멤버로 활약하고 대학 실용음악학과에서 성악을 익히기도 한 그녀는 "트로트가수로 나서면 트로트밖에 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하잖아요. 저는 다양한 장르에 욕심이 있거든요. 제가 그런 것을 깨는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랐다.

트로트는 한국의 솔(soul)이라고 본다. "트로트하면 그저 '뽕짝'이라는 생각이 강하잖아요. 애잔하거나 슬프거나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도 말이죠. 게다가 심수봉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데, 트로트가 너무 터부시되는 것 같아요."

소명이 자신에 대해 '끼'가 많다고 여겼으나 처음에는 까칠하고 말도 안 듣을 것라는 인식도 가지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자꾸 볼수록 정이 간다고 그러시더라고요. 특히 성실하게 잘한다고요. 까르르르." 소명에 대해서는 "볼수록 신기해요. 나이도 있는데 저보다 더 성실해요.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알렸다.

이미 젊은 나이에 트로트가수로 자리매김한 장윤정(32), 금단비(23)와 이미지가 겹치는 부분도 있을 듯하다. "저는 무대가 더 화려할 것 같아요. 댄스에 좀 더 주력하거든요, 의상, 안무 등 시각적인 것을 부각시킬 겁니다."

춤 잘추고 털털한 그녀는 '트로트계의 이효리'로 통하기도 한다. "라이브밴드에 맞춰서 화려한 무대 매너를 보여줄 것"이라며 눈을 빛냈다.

강소리는 K트로트 부흥이라는 야심찬 청사진도 내놨다. "K팝이 한창 열풍인데 트로트만 동네잔치로 끝나는 것이 너무 아쉬워요. 많은 매력이 있는 장르인데 말이지요. 트로트 세계화에 보탬이 되도록 여러 가지를 계획 중입니다."

장점 중 하나가 '근성'이라는 강소리는 "힙합가수로 나왔을 때 주목을 받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제 성격이 긍정적이거든요. 예전 경험은 지금을 위한 발판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통해 조금씩 인지도를 쌓아가고 싶습니다"고 별렀다.

트로트를 발전시켜 다른 문화와 혼합, 다양한 퓨전 장르를 만들고 싶다는 그녀는 "덕이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도 한다. "덕이 있어야 영향력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국민가수가 목표거든요. 이미 여러 선배님이 국민가수이고, 국민여동생도 있으니, 국민조카 어때요? 하하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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