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을 90일 앞둔 20일 박근혜(왼쪽)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경기 용인시 드라마 촬영장을, 문재인(가운데)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는 서울 노량진 고시학원가를, 안철수(오른쪽) 대통령 후보는 출마 선언 후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제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팽팽한 '3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동안의 세 후보간 지지율 변동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추석 여론은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또 이번 추석 민심의 향배를 보면 향후의 선거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선을 약 80일 앞둔 현재 시점에서 '추석 밥상'에서 오르내린 각 후보간 평가에 따라 밴드웨건 효과(선거에서는 우세해 보이는 사람을 지지하려는 현상)가 나타나는 등 향후 지지율 변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세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고 있다. 또 그만큼 이들 후보에게는 지지율을 1%라도 끌어올리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경우 야권 후보 단일화에 있어 치열한 주도권 잡기 경쟁이 예고돼 있는 만큼 추석 민심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우선 지지율에 가장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큰 후보는 안철수 후보다.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더불어 본인의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및 논문표절 의혹 등이 지지율 상승에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안 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가 지지율에 '악재'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지만, 큰 폭의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각종 의혹의) 뉴스 자체는 안 후보에게 악재로 지지율이 소폭 빠질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문제제기가 계속되지 않는다면 하락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 후보의 지지율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대선 출마 선언 후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으면서 나타난 상승 흐름이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당장의 급락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후보는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세를 막기 위한 조치로 '과거사 사과'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과거사 사과 이후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혁신적 인사를 포함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 '통합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박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민호 모노리서치 이사는 "고정적인 박근혜 후보의 지지층은 있는데, 그 외의 부분이 없다. 지금 현재 박근혜 후보 쪽에서 선대위 구성을 마무리 짓고 있지만, 새로운 것이 없다면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서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을 재역전 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 같은 경우는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불통 이미지가 남아있다"며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부분인 것 같다. 선대위를 구성하면서 당내 화합에 힘을 쏟으며 유연한 소통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재인 후보의 경우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안 원장과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기 앞서 격차를 벌여 놔야 하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안 원장과 견줘 봤을 때 상대적으로 취약한 호남 지역 및 무당파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향후 단일화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밟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택수 대표는 "최근 조사에서 호남 지역에서 미세한 차이로 안 원장을 앞서기 시작했다"며 "이 상승세가 이어질 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밝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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