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수 싸이(35)의 정규 6집 '싸이6甲 파트1'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이 6일에 이어 13일자 빌보드 '핫100' 싱글차트에서도 2위에 멈췄다.

한국가수가 한국에서 발표한 한국어 노래로 핫100에서 2위를 차지한 뒤 순위를 지키고 있다는 점 만으로도 대단하다는 평가이기는 하다. 그러나 빌보드 1위라는 상징성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가 큰 것 또한 사실이다.

더욱이 '강남스타일'이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 팝시장으로 통하는 영국(UK) 싱글차트에서 지난달 30일 1위에 오르면서 빌보드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한 상황이었다.

앞서 '강남스타일'이 6일자 핫100에서 2위에 오를 당시 1위인 '마룬5'의 '원 모어 나이트'는 1주간 12% 상승에 그친 반면 '강남스타일'은 67% 상승, 역전이 점쳐졌었다.

하지만 1일 '닐슨 브로드캐스트 데이터 시스템스' 조사 결과, '강남스타일'은 방송횟수인 에어플레이에서 '원 모어 나이트'와 차이를 드러내면서 2위를 지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박빙의 승부였다. '원 모어 나이트'와 '강남스타일'의 총점 차이는 불과 500점이었다. 지난 주 두 곡의 차이는 대략 3000점이었다.

앞서 싸이가 미국에 머무르지 않고 귀국했기 때문에 이번 주 '핫100'에서 1위를 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한 DJ 겸 팝칼럼니스트 김광한(66)씨는 "싸이가 미국에 계속 머물며 기세를 유지했어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광한씨는 "싸이가 미국에서 각 지역을 돌며 공연을 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한국과 달리 지역 신문이 강세다. 지역에서 공연을 해야 그 지역의 신문이 보도를 하고 이런 부분이 자연스럽게 방송횟수로 이어진다. TV에 나오는 것이 임팩트가 강할 지 모르지만 꾸준히 라디오에 음악이 나올 수 있게끔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물론 국내 팬들과 약속, 광고 촬영 등도 중요하지만 이미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만큼 한국 후배 가수들을 위해서라도 현지에서 계속 머물며 프로모션을 해야한다"면서 "후배 가수들을 함께 데리고 다니며 공연하는 것도 K팝 발전을 위해 좋은 방안"이라고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팝 관계자는 코믹한 요소에 기대고 있는 싸이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인기에 대해 서양인에게 뿌리 박힌 뚱뚱한 동양인 남성에 대한 편견에 근거한다는 혹평을 내놓은 것을 예로 들며 "싸이의 성과는 대단하다. 그러나 싸이는 음악보다는 코믹한 요소로 인기를 끈 것"이라며 "심지어 한국적인 것도 아니다. 이미 인기를 끈 것들을 잘 이어붙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싸이가 빌보드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면서도 "그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11월에 나오는 미국 데뷔싱글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유보했다.

1963년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1941~1985)가 일본어 노래 '스키야키'로 핫100 3주 연속 1위에 오른 뒤 49년 만에 아시아 가수 중 두 번째로 이 차트 정상에 도전한 싸이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싸이는 4일 밤 10시께 서울시청 광장에서 '강남스타일'을 부른다. 5일 춘천 군부대, 6일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롯데의 밤', 11일 대구 '제93회 전국체육대회' 등에서 공연한 뒤 이달 중순 다시 미국으로 간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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