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3일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매입 의혹 특검'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을 상대로 특검 재추천을 요구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검추천권을 가진 민주통합당이 즉각 강력 반발하고 나서 청와대 여당과 정치적 대립과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특검 후보자 2명을 추천받은 후 3일안에 1명을 임명토록 돼있어 오는 5일까지 임명 문제를 마무리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청와대가 특검 후보자를 사실상 거부하고 나섬으로써 민주당과 정치적 공방이 불가피하게 됐다.

민주당은 청와대가 특검 재추천 요구를 한데 대해 마땅히 대응할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되레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즉 청와대의 이번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검은 진행되기가 어려워 공전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5일까지 특검 임명이 마무리 되지 않을 경우 후속 조치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것이 이번 사태의 파장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특검 재추천 요구는 야당 및 특검 후보자에 대한 강한 불만과 부담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긴급회의 참석자들이) 민주통합당이 일방적으로 특검을 추천한 것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며 재추천 요구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여야 협의를 거쳐 특검을 추천하기로 합의했는데 민주당이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특검을 추천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표면적으로 '여야 합의'라는 절차상 이유를 들었지만, 사실상 진보성향의 특검을 추천한 데 따른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민주당이 특검 후보자로 추천한 김형태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고 이광범 변호사 역시 법원의 진보성향 연구모임인 '우리법 연구회' 출신으로 모두 진보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특검 추천에 반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사퇴까지 촉구한 상황이어서 향후 특검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긴밀하게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가 특검 재추천 요구를 한데 대해 새누리당은 "당연한 일"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청와대의 재추천 요구를 '초법적 발상'으로 규정하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이다.

민주당은 특검을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청와대가 특검추천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민주당으로서는 자칫 초반 '기싸움'에서 부터 밀리는 모양새에 한 것이다.

민주당은 청와대 요구에 밀릴 경우 정국 운영은 물론 향후 대선 판도에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를 숨기지 않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내곡동사저특검법은 여야간 19대국회 개원협상 및 8월 임시국회 개회협상의 결과로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로 통과됐다"며 "청와대에서 '여야가 당초 합의대로 특검 추천 문제를 재논의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명백한 특검법 위반으로 민주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청와대의 초법적 요구의 목적은 특검의 무력화와 정쟁화를 통한 내곡동 사저매입 관련 의혹의 진상규명 방해로 보인다"며 "이는 국회의 합의와 특검법을 무시하는 행위이자 궁극적으로 민의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청와대의 이런 초법적 발상에 동의하지 못한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특검법이 정한 절차대로 3일 이내에 특검후보를 임명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당장 내일부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상대로 특검 재추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민주당이 대대적 정치적 공세를 펼 수 있는 '특검'에서 쉽게 양보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은 상당한 파장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역시 특검정국으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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