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로 세계 시장을 휩쓴 '국제가수' 싸이의 무료공연이 펼쳐진 서울광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싸이의 '서울시와 함께 하는 싸이 글로벌 석권 기념 콘서트'가 4일 오후 10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강남스타일의 전 세계적인 성공을 시민들과 함께 자축하기 위해 마련된 공연이다.

공연장에는 8만여명(경찰추산)의 인파가 몰려들어 '월드스타'로 발돋움한 싸이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서울광장에는 공연 시작 5시간 전부터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100여명은 무대 앞쪽에 일찌감치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아두기도 했다. 오후 7시께 이미 서울광장은 3여명의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지하철 시청역에서 서울광장으로 올라오는 데만 20분 가까이 걸릴 정도였다.

대학생 김다은(24·여)씨는 "평소 싸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미국과 영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세계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러웠다"며 "이런 공연을 볼 기회가 또 올 것 같지 않아 분위기를 즐기러 나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공연장 곳곳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치킨이나 피자 등을 배달시켜 먹으며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20~30대의 젊은 층이 다수였지만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음향 테스트를 위해 싸이의 음악이 흘러나올 때마다 시민들은 싸이의 '말춤'을 추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일찍 자리를 잡지 못한 시민들은 광장 뒤편에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가족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회사원 김태섭(52)씨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뒤에서는 공연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것 같다"며 "근처 호텔 객실을 잡아서라도 공연을 보고가야겠다"고 말했다.

오후 10시 싸이가 무대 위에 오르자 서울광장은 관객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모두 일어서 춤을 추고 형광봉을 흔들며 첫곡인 애국가를 따라불렀다.

무대 앞쪽에 자리잡은 싸이의 팬들은 '싸느님', 'Dress Classy Dance Cheesy(옷은 세련되게, 춤은 저렴하게)'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힘차게 환호했다. 공연장을 찾은 외국인들도 싸이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흥을 냈다.

이어 '롸잇나우', '연예인', '새', '예술이야' 등의 히트곡을 잇따라 선곡하며 객석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오후 10시50분께 싸이가 마지막 곡인 '낙원'을 마칠때 쯤 관객들은 한 목소리로 '앵콜'을 외쳤다. 노래를 마친 싸이는 밝은 표정으로 윤복희의 '여러분'을 열창했다. 이어 대표곡인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질 때는 8만여명의 관객들이 일제히 말춤을 따라 췄고 공연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싸이는 "(빌보드) 1위를 못 했음에도 이렇게 이런 무대를 갖게 자리를 마련해 준 서울시에 감사드린다"며 "내일 무대에 못 서도 후회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이 무대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무대에 선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번 나를 무대에 세워주신 여러분들. 내가 잘나서가 아니다. 그냥 한국에 사는 두 아이를 가진 뚱뚱한 한 사람이다. 나를 싸이로 만들어주셔서 정말 온몸으로 너무 감사드린다"며 허리를 굽혀 관객들에게 인사를 했다. 감격의 눈물도 흘렸다.

2012런던올림픽 축구 한일전 때의 5배 가까운 인파가 광장을 가득 채우면서 인근 통행로는 이동이 힘들 정도로 혼잡했다.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하고 주변을 배회하는 시민들의 행렬은 무교동과 대한문, 광화문 광장까지 이어졌다. 인근 지역에서는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는 바람에 한동안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질서 유지를 위해 12개 중대 전·의경 1000여명을 행사장에 투입,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서울시는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가는 시민들을 위해 지하철 1∼9호선 운행시간을 오전 1시에서 오전 2시로 1시간 연장했다.

앞서 싸이는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할 경우 상의를 탈의하고 무료공연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비록 강남스타일이 지난 6일자에 이어 13일자 빌보드 '핫 100' 싱글차트에서도 2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싸이는 빌보드 순위와 상관 없이 공연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번 무료 콘서트는 당초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하기로 했으나 접속 폭주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 많은 누리꾼들이 불편을 겪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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