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9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5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말 대선을 70여일 앞둔 새누리당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답보 상태인 가운데 인적쇄신론이 고개를 들면서 당내 분위기는 어수선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전날 지도부 총 사퇴론이 제기된 의원총회 직후 최고위원회의를 연데 이어 5일 오전에도 긴급 최고위를 열어 당내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황우여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론을 논의한 것이 아니다. 잘 단합해서 하자는 이야기를 했고 사퇴 얘기는 없었다"며 지도부 사퇴 주장에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그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선대위 부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후보만 빼고 나머지 모든 사람을 백지 상태에서 새로 생각하라'고 주장한데 대해 "그게 가능한가"라고 반문한 뒤 "유 의원은 어제 임명장 준 사람 다 뒤로 물러나라고 말한 게 아니라 마음자세를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선까지 촉박한 일정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새판짜기'는 불가능한 만큼 지도부 및 선대위 퇴진론의 파장을 최소화하고 당내 갈등은 서둘러 봉합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가 전날 친박(박근혜)계 주류 인사들에 대한 '2선 후퇴' 주장에 대해 "당에서는 항상 다양한 의견이 있다. 지금은 내일 모레가 선거이기 때문에 힘을 모아서 선거를 잘 치러야 할 때"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의총에서 친박계 2선 퇴진론을 강하게 제기했던 남경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새누리당에서는 박 후보를 교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를 빼고 다 바꾸자는 것"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박 후보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지금은 단일화가 되기 전부터 이렇게 된 것이니 단순히 수치로만 볼 일이 아니다"라면서 "지금 나온 수치보다 좀 더 안 좋다고 보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라며 당내의 위기감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하면 박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에 근접하긴 했지만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뒤처져 있으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는 초박빙 접전중이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은 깨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이는 인적쇄신론이 힘을 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친박핵심으로 2선 퇴진론의 대상으로 지목된 최경환 의원은 박 후보의 비서실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인지 여부를 놓고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 기자들에게 "나는 언제든지 물러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입당 선언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황우여 대표와 기자실에 입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은 한광옥 전 상임고문은 11·13·14·15대 등 4선 의원을 지낸 인사로 동교동계 원로이자 DJ의 최측근으로 불리며 1997년 대선을 앞두고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를 성사시킨 막후 주역이기도 하다.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시각차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입당은 당내에서 또 다른 잡음을 낳고 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전날 의총 결과에 대해 "지난주 박근혜 대선 후보와 황우여 대표 등 지도부에 경제민주화 문제를 최종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는데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결론이 안났다는 것을 볼 때 새누리당과 당 지도부는 경제민주화를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그는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를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시점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조만간 사의표명을 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띄우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 김 위원장이 박 후보와 결별을 선언할 경우 대선정국에 미칠 파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입당을 선언한 한 전 고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당내 기류가 감지된다. 한 전 고문은 동교동계 원로이자 DJ의 최측근으로 불리지만 지난 4·11 총선에서는 민주당 공천 탈락에 반발해 정통민주당을 창당, 서울 관악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 때문에 한 전 고문을 비롯해 캠프 합류설이 돌고 있는 동교동계 인사 영입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지난 2003년 '나라종금 퇴출 저지 사건'으로 실형을 살다 사면된 한 전 고문의 전력을 이유로 득보다 실이 많다는 평가도 있다.

이같은 시각에 대해 박 후보는 "한 전 고문은 화합과 통합 차원에서 온 것이지 정치를 하기 위해 온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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