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 명콤비로 소문이 났던 '기부 & 독도' 가수 김장훈과 국제가수 싸이가 불화설에 휘말렸다.

김장훈이 6일 자신의 SNS에 "그만 합시다. 그 친구 외국 활동도 해야 하고, 애국도 해야 하고, 인간은 미우나 국가적 차원으로. 이런 저런 얘기 안 한다고 했잖습니까"라고 세간에 불거진 싸이와의 불화설을 시인하면서 항간에 떠돌던 소문이 공론화됐다.

김장훈과 싸이의 인연은 9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김장훈이 2003년 싸이의 단독 콘서트를 연출하면서 연을 맺었다. 이 공연으로 성공을 맛 본 싸이는 김장훈의 어깨 너머로 배운 것을 익혀 자신이 직접 콘서트 연출에 나섰다.

그러나 이 때 처음 두 사람이 반목이 시작됐다. 두 사람 사이에 콘서트 경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싸이는 2004년 공연 연출 도중 벽에 부딪힌 뒤 김장훈의 콘서트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사용했다.

그러자 김장훈은 싸이가 공연에서 사용한 아이디어가 자신의 것을 표절했다고 주장했고 싸이는 선배에게 배우는 것이 표절이 될 수 없다고 반박, 반목하게 된 것이다.

이후 2006년까지 두 사람은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 부으며 공연 경쟁을 벌이며 냉전기를 거쳤다.

두 사람의 사이는 2007년 싸이가 재입대 등 힘들 때 김장훈이 조력자 역을 맡으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김장훈이 싸이를 먼저 찾아가 "군대를 빨리 다녀온 뒤 무대에 서라"고 조언했고, 싸이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두 사람은 절친이 됐다. 

싸이는 입대하기 전 김장훈에게 '소나기'라는 곡을 선물했다. 김장훈은 군 복무 중인 싸이를 수차례 면회를 갔고, 그의 군부대에서 위문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싸이 역시 이에 대한 고마움을 공개석상에서 수차례 언급했다.

2009년 9월 두 사람이 뭉쳐 콘서트기획사 '공연세상'을 설립하면서 두 사람은 명콤비가 됐다. '한 판 뜬다'는 뜻의 속어를 앞세운 합동콘서트 '완타치'의 전국투어를 돌며 지난해 말까지 30만명을 끌어모았다.

싸이는 지난해 '완타치' 공연 당시 "장훈이 형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강박관념이 심하다. 차용하는 것을 싫어한다. 결국 내 공연에 형이 와서 언쟁이 있었고 2004~2006년 말도 안 하고 냉전기를 보냈다. '소나기' 부를 때나 화해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었다.

그러나 김장훈은 '박수칠 때 떠냐야 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말 '완타치'를 접었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 두 사람의 불화설이 떠돌기 시작했다.

그러다 김장훈이 지난 5월 MBC TV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서 싸이와 '공연 표절' 시비 끝에 난투극을 벌였다고 고백하면서 두 사람의 불화설이 증폭됐다.

지난달 김장훈이 자신의 SNS에 남긴 글에서 싸이와이 관계를 연상케 하는 문구를 남기면서 불화설은 힘을 얻었다. "예전에 이승환 씨가 자신의 공연을 도용당했다고 불만을 토로해 난리가 난적이 있었는데 제가 그 입장이 되니 너무 이해가 된다"고 남긴 것이다.

싸이는 이를 인식하듯 지난 2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CY X PSY 콘서트 싸이랑 놀자'에서 "한국 사람이 무대에서 정말 잘 논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공연을 김장훈씨에게 배웠거든요, 장훈형에게 배운 것을 (해외에) 보여주고 오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김장훈에게 화해의 손짓을 내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김장훈이 5, 6일에 걸쳐 SNS에 남긴 글로 두 사람의 불화설은 입증됐다. 싸이가 서울광장에서 8만명이 운집한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직후인 5일 새벽 김장훈이 자신의 SNS에 남긴 "약을 너무 먹었나 봐요. (…) 믿는 이들의 배신에 더는 못 견디는 바봅니다. 혹시라도 저 너무 욕하지도 말고. 상심하지 말기. 형이 미안하다. 간다"는 글이 싸이를 지명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김장훈과 싸이와의 불화설이 인터넷에 사실이냥 퍼졌다. 그러자 6일 싸이와의 불화설을 해명하는 보도가 잇따랐다. 싸이가 5일 오후 강원 춘천 군부대 위문공연을 마친 뒤 서울 아산병원을 찾아가 김장훈을 문병했다며 불화설을 일축한 것이다.

그러나 김장훈이 6일 오후 남긴 글에서 드디어 사달이 났다. "당분간 글도 안 올리고.11일 앨범 발매까지 다 미루고(전문용어로. 망한거죠) 혼자 삭이고 당분간 제 맘 정리할 때까지 한국을 떠나려고 하는데 왜자꾸 상황을. 이렇게. 언론 플레이로갑니까"라고 남겨 싸이와의 불화설을 해명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한 항의하면서 소문은 사실로 입증됐다.

"이러려고 6개월 만에 찾아와 밀고 들어왔나. 담소를 나누고 병상을 지키다. 하하 참~미치겠네요. 결국 진흙탕이 되나?"라며 "제발. 저 좀 놔둬 주십시오. 저도 힘듭니다. 진짜. 쉬고 싶습니다. (…) 오죽하면 제가 이 사랑하는 내 나라를 몇년간 떠나겠습니까. 제발 그만합시다"라고 확인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싸이 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싸이가 병문안을 온 뒤 분위기가 괜찮아 상황이 좋게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이다. 상황을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장훈은 당분간 안정을 취할 계획이다. 다음 주 발매 예정이던 정규 10집은 미룰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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