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는 홍사덕(69) 전 새누리당 의원이 12일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홍 전 의원을 상대로 경남 합천 지역 사업가 진모(57) H공업 회장으로부터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와 돈을 받은 구체적인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홍 전 의원은 4·11 총선을 앞둔 지난 3월26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진 회장으로부터 중국산 담배상자에 담긴 5000만원을 전달받고 지난해 추석과 올 설에 한우선물세트와 함께 각 500만원씩을 수수한 혐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고발됐다.

조사를 받고 있는 홍 전 의원은 이날 변호인 1명을 입회시킨 가운데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 전 의원이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할 경우 금품 제공자인 진 회장과 대질심문을 염두에 두고 이날 오후 진 회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금품 제공 혐의를 부인해온 진 회장으로부터 '홍 전 의원에게 2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사건 제보자인 진 회장의 전 운전기사 고모(52)씨가 제출한 중국산 담배상자와 돈이 담긴 모습이 찍힌 사진 등 증거자료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선관위의 고발 내용이 수사 대상"이라며 "홍 전 의원을 조사해보고 다른 사람들의 진술과 상이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진실인지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 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45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와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전화를 일절 받지 않은 것은 검찰에서 할 말을 먼저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오늘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거듭 말했다. 이후 홍 전 의원은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홍 전 의원에 대해 이날 밤 늦게까지 조사를 벌인 뒤 추가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홍 전 의원은 지난달 18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자진 탈당했다.<뉴시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