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42)의 사극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가 마침내 9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광해’는 13일 하루 동안 673개관에서 3216회 상영되며 27만8820명을 모았다. 이날까지 누적 관객 수는 909만870명으로 9월13일 개봉 이후 31일만에 900만 관객을 넘어섰다.

11일 소지섭(36)의 액션 ‘회사원’(감독 임상윤), 조셉 고든 레빗(31) 브루스 윌리스(57)의 할리우드 SF 액션 ‘루퍼’(감독 라이언 존슨), 장동건(40) 장쯔이(33·章子怡) 장바이즈(30·張柏芝)의 한중합작 멜로 ‘위험한 관계’(감독 허진호) 등 신작들이 대거 개봉하며 독주를 저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들 경쟁작들이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데 반해 ‘광해’는 ‘15세 관람가’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회사원’을 제외한 다른 경쟁작들의 경우 상영관 수나 상영 횟수는 개봉한 지 한 달이 된 ‘광해’ 보다 30% 이상 적은 만큼 ‘경쟁’ 보다 ‘생존’에 주력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야권 대선 후보들도 자신들의 의도와 상관 없이 흥행에 기여하고 있다.

9일 무소속 안철수(50) 대선 후보에 이어 12일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59) 대선 후보가 이 영화를 봤다. 안 후보는 “약자를 대하는 지도자의 진정성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했다”는 감상평을 전했고, 문 후보는 영화를 보고 난 뒤 5분 가까이 눈물을 흘렸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 지지 성향 네티즌 사이에는 포털사이트 게시판이나 SNS를 통해 ‘필수 관람’, ‘재관람’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앞서 어느 경쟁 영화 관계자는 “가장 두려운 것은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광해’를 관람하면서 흥행세가 되살아나는 것이다”고 경계했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추세대로라면 다음 주 중 액션 ‘도둑들’(감독 최동훈)에 이은 올해 두 번째 1000만 관객 돌파 영화 탄생도 가능해 보인다.

주말 역전을 기대하며 총력을 기울였던 최대 경쟁작 ‘회사원’은 548개관에서 3126회 상영됐지만 19만1909명(누적 41만1036명)을 들이는데 그치며 저 높은 용상 위 ‘광해’를 3일 연속 부러운 눈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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