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탈북인 단체가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정부의 자제 권고에도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임진각을 두고 남과 북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최고 수준의 대비 태세에 돌입했으며 오전부터 관광객들의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군 당국과 북한민주화추진연합회(북민연) 등에 따르면, 북민연 소속 회원들은 이날 오전 11시께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북한의 3대 세습 반대 등을 담은 전단지 20만여장을 대형 풍선에 넣어 북한에 날려 보낼 계획이다.

통일부는 남북관계 상황 등 여러 측면을 감안해 북민연에 전단 살포를 자제해달라고 권고했지만 단체는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앞서 북한군 서부전선사령부는 탈북단체의 전단 살포 계획에 "임진각과 그 주변에서 사소한 삐라 살포 움직임이 포착되는 즉시 서부전선의 경고 없는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 실행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합참은 최고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며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비해 임진각 주변으로 화력을 증강하고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의 관광객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민통선 대성동, 해마루촌, 통일촌 주민 820여 명에게 대피를 권고했다. 주민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해당 마을 대피소에서 머무르게 된다.


군은 유사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임진각 지역 관할 부대의 K-9 자주포, 155㎜견인포 등의 화력대기 전력을 증강하고 F-15K와 KF-16 등 공군 전력도 증강 운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당 지역부대의 모든 간부를 통신축선 상에 대기시켰다. 서부전선을 관할하는 3군사령부 대화력지원본부도 대비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전단 살포 이후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도발 원점은 물론 지원세력까지 타격한다는 강경 대응 방침을 내세웠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전날 육군 1사단과 북한 도발원점을 집중 타격할 수 있는 다련장로켓(MLRS) 부대를 잇따라 방문하고 "유사시 자위권적 차원에서 계획된 표적과 적의 도발원점, 지원세력까지 과감하고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강조했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렇게(북한이 도발) 한다면 그 원점 지역을 완전히 격멸하겠다”면서 "(서부전선의) 1군단 지역에도 이미 경고가 내려갔다. '대비태세 B급'을 하달해 놓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위협 소식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전단 살포에 즉각 반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진각 주변에 대한 군사적 타격은 사실상 전면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북한이 실행에 옮기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도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에 자제를 요청한 마당에 북한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도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성동격서식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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