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나로호 3차 발사가 연료주입구 이상으로 연기되자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취재진들이 연기를 알리는 뉴스를 보고 있다.
'우주 강국 코리아'를 꿈꾸며 추진된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3차 발사가 전격 연기된 가운데 우주항공 전문가들은 "놀랄 일은 아니지만 의외로 심각할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카이스트(KAIST) 항공우주학과 권세진 교수는 26일 나로호 발사 연기 발표 직후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주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로 발사가 늦춰지는 경우는 종종 있고 선진국인 미국과 러시아, 일본, 심지어 중국에서도 무기한 연기되곤 해 (이번 일이) 놀랄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2009년 6월13일 미국 우주왕복선 엔데버호가 연료주입 과정에서 지상설비 문제로 발사가 중단된 적이 있으며, 앞서 2006년 3월11일에는 유럽 아리안5가 발사대와 발사체 사이 위성체 오염방지용 기체 공급라인 이상으로 교체를 위해 이틀간 발사가 지연된 바 있다.

권 교수는 "자동차로 보자면 연료 주입장치의 문제이지 차체 자체에 중대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어서 우선 문제가 된 헬륨가스 연결 실링(고무패킹) 교체 작업이 이뤄지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그러면서도 "단순히 부품 문제라면 교체하면 그만이지만 파손 원인이 다른 곳에 있고, 더욱이 로켓 내부에서 그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면 수리에도 상당한 기간이 걸리고 자칫 발사예정일을 넘겨 무기한 연기될 수도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이창진 교수는 "산화제와 연료를 배송하기 위한 배관 밸브에 헬륨이 충전되지 않으면 연료주입이 되지 않아 추진체를 작동할 수 없게 된다"며 "지상 문제가 아니라 로켓 내부의 문제일 가능성이 큰 만큼 정확한 분석결과를 봐야겠지만 문제가 심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 김재수 교수는 "로켓내부에 10만 가지 이상의 부품이 장착되다 보니 그 중 한 두개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흔히 있을 수 있다"며 "특히 발사 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공중 폭파할 수도 있는데 미리 발견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로호는 당초 발사 예정시각을 5시간20분 앞둔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연료주입 연결부위에서 헬륨가스가 새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오전 11시를 기해 운용과정이 중지되고 발사가 최소 사흘간 연기됐다.

문제가 발생한 곳은 러시아 측에서 개발한 1단과 발사대 주입부 연결 부위인 것으로 알려졌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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