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 측의 '여성대통령론'과 관련해 정치권이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양 당 소속 여성의원들은 1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기싸움을 벌였다.

민주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여성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의 진보를 위한 행보에 무임승차하려는 것에 분노한다"며 박 후보 측의 '여성대통령론'을 비판했다.

이들은 "박 후보는 여성을 비롯한 약자들을 살리고 포용하는 삶을 살지 않았고 그런 정치를 해 오지 않았다"며 "사회적인 차별과 억압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고, 그런 투쟁의 현장에도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는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로 권세를 누리고 대통령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후광정치'의 후진적 한 사례일 뿐"이라며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 주장은 정치혁신의 상징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성 대통령의 덕목인 평등, 평화지향성, 반부패, 탈권위주의 등은 그 정치인의 삶과 정치 활동 속에서 만들어지고 실천됐을 때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정의당 대선후보인 심상정 의원도 이날 오전 영등포 미래여성센터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과 간담회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을 성추행하고, 여성을 억압해 온 새누리당의 남성 의원들이 오늘 갑자기 여성의 시대가 열린 것 같은 모습으로 말하고 다른 후보들을 공격하는 것은 희극적이기 짝이 없는 집단 정신분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마치 여왕벌에 줄선 일벌들의 소란스러움을 연상시킨다"고 꼬집었다.

또 "박 후보는 권위주의 시대에는 퍼스트 레이디로 국민과 여성을 억압하는 정권의 수뇌부였고 새누리당 당대표로는 성추행 의원을 보호하고 새누리당의 보수적 여성 억압적 정책노선을 중심에서 지지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새누리당 소속 여성의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여성대통령론이 국민들의 새로운 시대에 대한 열망이나 변혁이 무엇인지 모르는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인 발언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들은 민주당 여성위원들을 겨냥, "진영의 논리에 휩싸여 여성대통령을 스스로 부정하고 성인지적 관점을 지니지 못한 구태의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스스로는 여성후보도 내지 못하면서 편협한 여성대통령조건을 제시하는 민주당은 이 땅의 평범하고 보편적인 여성 모두를 대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부족한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최고의 리더로서 탄생한다는 것 자체보다 더 큰 정치변혁은 없다"며 "여성리더가 탄생하는 것은 한국의 여성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이미 7월 대선출마선언 직후 후보들 중 가장 먼저 여성행복 7대 공약을 발표했고 정부요직에 여성을 적극 중용할 것임을 약속했다"며 "여성의 미래를 공약으로 약속한 대통령 후보, 그 자신도 여성인 여성대통령 후보, 이보다 더 큰 정치변혁은 대한민국에 없다"고 치켜세웠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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