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 간 승부가 판가름 날 미국 대선이 4일 기준으로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대선의 결과가 45일 뒤 열릴 한국 대선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이번 결과를 놓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나름의 해석을 내놓으며 선거전략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두 대선 간 연관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과거와 달리 대미 의존성이 줄어들면서 (한국 정치가)미국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소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공화당보다 대북정책 면에서 더 강경한 편이다. 오바마가 승리하면 현재의 대북강경기조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미국 민주당이 승리한다고 해서 한국의 민주당이 더 유리하다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도 "이미지 면에서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게 한국의 야권에 간접적이고 심리적으로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종의 연상효과일 뿐"이라고 내다봤다.

이 소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한반도 전략이 과거 공화당 정부와 달라진 게 없기 때문에 재선 후 한반도 전략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의 결과가 한국 대선 후보들의 선거전략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가령 롬니 후보가 당선되면 새누리당에서 보수성향의 유사성을 기반으로 한미동맹관계 증진에 활용하려고 할 것이고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 민주당이 선거캠페인에 있어서 일정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실장은 "각 정당에서 선거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도록 활용하려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미국 대선 결과가)한국 대선에서 막판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20년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진영과 한국 대선에서 승리한 진영의 노선과 성향이 일치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는 상관관계를 소개했다.

보수성향의 김영삼 정부 때 미국에서는 진보성향의 민주당 빌 클린턴 정부가 들어섰고 진보성향의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미국에서는 보수성향의 공화당 조지 부시 정부가 들어섰다.

또 보수성향의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미국에서는 진보성향의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했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미국 대선이 한국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도 "(두 대선 간에)인력으로 설명하기는 불가능한 묘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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