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을 제물로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하려던 프로축구 전북현대가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북은 11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9라운드 수원 원정 경기에서 후반 11분 임유환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28분 스테보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1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친 전북은 22승11무6패(승점 77)로 한 경기를 덜치른 선두 FC서울(24승9무5패·승점 81)에 승점 4점 차로 따라붙었다.

올 시즌 수원과의 3번의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전북은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는 웃음을 짓지 못했다. 전북은 2008년 9월27일 이후 수원과의 경기에서 12경기 연속 무패행진(7승5무)를 유지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전북 징크스' 탈출을 외쳤던 수원 역시 끝내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하고 무승 탈출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수원은 전북전 징크스를 깨기 위해 전반부터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적극적으로 전북의 문전을 두드렸다. 9개의 슈팅을 날리면서 전북(3개)을 압박했다.

하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 수원은 단 2개의 슈팅만을 골대를 향해 날렸다. 반면 전북은 중원을 두껍게 하며 기회를 엿봤다.

원정팀 전북이 전반 시작과 동시에 이동국의 슈팅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분 정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동국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성룡의 선방에 막혔다.

수원은 패스를 통해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흐름을 되찾았다. 수원은 공격의 주도권을 가진 가운데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침투패스로 전북의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7분 스테보가 문전 왼쪽 공간으로 돌아 들어가는 박현범에게 패스를 찔러 넣어줬다. 이를 받은 박현범이 수비수와 엉켜 넘어졌지만 파울은 선언되지 않았다. 수원으로서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계속해서 전북의 골문을 두드리던 수원은 또 한번의 찬스를 맞았다.

전반 18분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상대 정은성 골키퍼가 어설프게 처리한 것이 기다리고 있던 라돈치치에게 흘렀지만 회심의 오버헤드킥이 발끝에 걸리지 않았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전북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전반 32분에는 라돈치치가 스테보에게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허무는 스루패스를 넣어줬지만 스테보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포문을 먼저 연쪽은 전북이었다. 주인공은 임유환이었다.

임유환은 후반 11분 미드필드 오른쪽 진영에서 올린 에닝요의 크로스를 멋진 다이빙 헤딩 슛으로 연결, 살얼음판 같던 승부를 단숨에 전북쪽으로 기울였다.

다급해진 수원은 후반 16분 김두현을 빼고 조지훈을, 후반 18분에는 라돈치치 대신 하태균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전북은 후반 21분 선제골 주인공 임유환을 빼고 심우연을 넣으며 잠그기 작전에 돌입했다.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심우연은 후반 28분 투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박스 안쪽에서 스테보에게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다. 스테보는 자신이 직접 키커로 나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만들었다.

한 골씩을 주고받은 양 팀은 남은 시간 치열하게 맞붙었다.

전북은 후반 31분 박세직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직접 때린 볼이 골키퍼를 맞고 굴절되는 불운을 겪었다. 수원은 후반 43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곽희주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골문을 빗겨 나갔다.

이날 대구FC와 상주상무전을 제외(대구 부전승)하고 전북-수원 전을 포함해 6경기 모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프로출범 이후 기록한 하루 최다 무승부였다.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강원FC와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승점 2점차 리그 15위와 14위의 맞대결이었던 광주(8승12무18패·승점 36)와 강원(11승5무22패·승점 38)은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지며 치열한 강등권 탈출 싸움을 이었다.

광주는 후반 10분 이승기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17분 오재석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으며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시티즌과 성남일화의 경기에서는 양팀이 득점 없이 비겼다.

대전은 최근 홈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5경기(4승1무)로 늘렸다. 반면 성남은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을 기록했다.

부산아이파크는 경남FC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득점없이 비겼다. 최근 2연패와 4연패에 빠진 부산과 경남은 이날 비기면서 한숨을 이어가게 됐다.

인천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전남드래곤즈의 경기도 득점 없이 끝났다. 최근 14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중이던 인천은 15경기째(10승5무)로 늘렸다.

3위 도약을 노리던 포항스틸러스는 제주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17분 터진 조찬호의 선제골을 잘 지키지 못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1점을 나눠 갖는데 그친 포항은 20승6무13패(승점 66)로 이날 전북과 비긴 수원(19승11무9패·승점 68)에 여전히 승점 2점 뒤진 4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제주와의 경기에서 1승2패로 밀리던 포항은 마지막 맞대결에서 비기면서 시즌 전적을 1승1무1패로 마무리 했다. 역대 통산에서 53승40무48패의 근소한 우위를 점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포항은 후반 17분 박희철이 상대 문전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찬호가 왼발 슈팅으로 골을 만들었다. 하지만 7분 뒤 제주 허재원에게 동점 골을 허용해 3위로 뛰어오를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대구FC는 상주상무전 부전승으로 승점 3점을 보태 14승11무14패(승점 53)로 이날 전남과 비긴 9위 인천(15승14무10패·승점 59)과의 격차를 승점 6점으로 좁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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