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대하사극 '대왕의 꿈'이 '선덕여왕' 박주미(40)의 교통사고 여파로 10~11일에 이어 17~18일에도 결방한다.

KBS는 이 기간 박주미를 제외한 다른 연기자들의 출연분을 촬영하면서 박주미의 회복을 기다리기로 했다. 동시에 극본도 수정한다. 박주미의 분량이 축소될 전망이다.

제작 전부터 사고에 휘말린 드라마다. 시작은 '김유신'역을 맡아 촬영을 준비하던 최재성(48)이다. 승마 훈련 중 낙마하면서 심한 무릎 부상을 당해 7월3일 하차했다. 김유석(46)을 급히 캐스팅, 녹화에 들어가야 했다.

10월23일에는 박주미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밤 11시50분께 경북 군위군 군위읍 중앙고속도로 부산 방면 154.2㎞ 지점에서 박주미가 타고 가던 밴 차량이 25t 덤프트럭을 추돌해 간 내부 열상, 갑상선 연골 골절, 무릎, 복부, 목 등의 찰과상을 입었다.

바로 다음날인 24일은 '김춘추' 최수종(50)의 차례였다. 경주에서 이 드라마를 촬영 중 낙마, 어깨 인대가 찢어졌다. 최수종은 진통제를 맞으며 촬영을 계속하는 의지를 보였다. 최수종은 이보다 앞서 한 번 더 사고를 당했다. 9월26일 오전 4시30분께 수원에서 '대왕의 꿈'을 촬영하고 다른 신을 찍기 위해 안동으로 가던 차량이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트럭과 부딪혔다. 이 사고로 최수종은 전치 4주 진단을 받았으나 주인공인 만큼 치료를 병행하며 촬영을 감행하는 투혼을 발휘해왔다.

'대왕의 꿈'에서 유독 사고가 많이 일어난 이유는 사극의 특성 탓이다. 말을 타는 장면이 많아 낙마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는 데다 로케이션 장소가 메인 세트가 있는 경북 경주 뿐 아니라 충북 단양, 경기 수원, 경남 하동, 전남 완도, 강원 철원 등 전국 각지다. 사극에 어울리는 곳을 찾아 방방곡곡을 누빌 수밖에 없어 주야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은 '대왕의 꿈 저주설'을 퍼뜨려 관계자들을 속상하게 만들고 있다.

외세(당나라)를 끌어들여 백제와 고구려를 무너뜨리고 삼한일통을 이룩한 신라의 선덕여왕, 태종무열왕(김춘추), 김유신의 민족 배신행위를 정당화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다른 사극들에 비해 사고가 많다는 주장이다.

KBS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연기자와 제작진을 생각해 우스개 소리라고 해도 그런 근거 없는 말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신라의 삼국통일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삼국통일 이후 고구려나 백제의 유민을 통합해 가면서 대제국이었던 당을 몰아내기 위해 투쟁한 자랑스러운 통일의 역사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선덕여왕, 김춘추, 김유신의 리더십을 짚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박주미를 제외한 다른 연기자들의 분량을 촬영 중이며 2주 동안 방송을 쉬게 돼 숨을 돌리게 된 만큼 여유를 갖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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