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의 삼각관계인가, 또다른 불륜 커플인가.

점입가경이다.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외도 스캔들이 삼류 주간지를 뺨치게 하는 치정 스토리로 번지고 있다. 4성 장군의 전쟁영웅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세계 최대의 스파이 기관 보스의 염문이 갈수록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 타임스를 비롯, 미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장군의 스캔들과 관련한 새로운 남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현재까지 이 사건은 페트레이어스의 연인 폴라 브로드웰이 신원 미상의 여인에게 페트레이어스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위협 메일을 줄기차게 보내면서 사이버 범죄신고를 받은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들통이 난 것으로 돼 있다.

FBI에 신고한 미스테리의 여인은 12일 페트레이어스와 개인적 친분이 있던 30대 유부녀 질 켈리(37)로 밝혀졌다. 이어 켈리가 페트레이어스의 후임인 아프가니스탄 사령관 존 앨런과 ‘부적절한 교신’을 나눈 것 때문에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월 스트리트 저널은 켈리가 처음 수사를 의뢰한 FBI 요원이 켈리에게 상의를 탈의한 사진을 이메일로 보냈다고 보도함으로써 세인들은 ‘요지경 스캔들’의 끝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하고 있다.

현재 펜타곤은 앨런 장군과 질 켈리의 접촉에 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플로리다 탬파에 거주하는 세 아이의 엄마 켈리는 맥딜 공군기지의 무급 연락관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출신인 앨런 장군은 2011년 7월 페트레이어스의 후임으로 아프간 사령관에 올랐다. 페트레이어스는 2006년부터 안면이 있던 폴라 브로드웰에게 자신의 전기 집필을 맡겼고 CIA 국장으로 취임한 2011년 9월 이후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 뉴스는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2010년부터 2012년 사이에 이뤄진 앨런 장군과 켈리의 교신은 3만장에 달하는 이메일과 기타 문서들로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이 깊은 관계인지, 인가되지 않은 비밀문서들을 취급했는지 여부에 대해서 신중한 자세를 보였으며 다만 “앨런 장군이 어떠한 비위에도 연루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는 앨런 장군이 연방법 위반보다는 군 내규에 저촉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차기 나토 사령관에 지명된 앨런 장군은 이번 조사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후속 절차가 유예된 상태다. 후임인 아프간 사령관은 조셉 던포드 장군이 상원의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브로드웰이 켈리에게 협박 이메일을 보낸 이유는 켈리가 페트레이어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기 때문이라고 FBI는 전했다.

브로드웰은 익명으로 협박성 이메일을 켈리가 남편과 공유하는 이메일 계정으로 보냈으며 내용 중에는 켈리의 남편도 ‘불륜 사실’을 아는지, 켈리가 ‘그 남자’를 테이블 밑에서 도발적으로 만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위협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월 스트리트 저널은 사건 조사를 시작한 FBI 요원은 켈리의 친구로 지난 5월에 협박 이메일을 받았다는 사실을 듣고 사이버수사팀에 사건을 이관했다고 보도했다. 이 요원은 이후 수사 과정에서 상의를 탈의한 사진을 켈리에게 보낸 사실이 확인돼 수사팀에서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외과의사인 남편과의 사이에 세 자녀를 둔 켈리는 페트레이어스 부부와 5년 전부터 돈독한 친분을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포스트의 독점 보도에 따르면 페트레이어스는 최근 켈리의 쌍둥이 동생인 나탈리 카왐이 이혼 후 세 살된 아이 양육 문제로 법정 소송에 휘말렸을 때 선처를 호소하는 편지도 써준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트는 켈리가 협박성 메일에 대해 페트레이어스에게 도움을 청했고 페트레이어스는 브로드웰에 더 이상 메일을 보내지 말라고 만류했다고 전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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