濟州島에선 어딜 가나
산이 마을에 들어와 산다.
산이 마을에 들어와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때로는 먼길을 떠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친구처럼 다가서서
무슨 말을 할듯할듯
하루 해를 나란히 걷는다.

……… <후  략> ………

<지은이>  김시태(1940~   ) : 문학평론가. 시인
 오현고등학교 졸업. 동국대학교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1968년 <현대문학>지 평론으로 등단. 현재 한양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시집으로 ‘쳐다보는 돌’외 평론집 ‘문학과 삶의 성찰’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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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섬은 한가운데 화산(火山)을 중심으로 무려 360여개의 기생오름들이 산재해 있다. 이 기생화산들 사이로 풍수의 기운들이 뻗어내려 내(川)를 이루고 못(沼)이 고이고 밭(田)을 만들어내어 사람 사는 동네가 형성되었다.

어떤 마을은 오름을 등에 업거나 동서양편 또는 앞에 두루고 ‘하루 해를 나란히’ 걸으며 ‘친구처럼 다가서서/무슨 말을 할듯’사람들과 어울리며 산다.

사람 사는 생활 안에서 산(오름)의 존재는 엄연하다. 먼길을 떠난 사람에게 산은 고향이며 귀소본능의 원초지이다. 제주섬 사람들은 산과 함께 일생을 산다.<글=김용길 시인, 그림=강부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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