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연기자 노동조합이 ‘슈퍼 갑’ KBS를 상대로 벌이는 생존권 투쟁을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영수 위원장은 “14일 ‘개그콘서트’ 촬영장을 점거하지 않은 것은 시청자의 사랑을 먹고사는 연기자로서 시청자를 볼모로 삼고 투쟁할 수 없어서”라면서 “KBS가 우리의 정당한 생존권 투쟁을 두고 ‘불법’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우리는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연기자들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찾기 위해 싸우면서 불법 행동을 할 이유는 없다”면서 “KBS는 한연노가 무술연기자들을 앞세우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무술연기자들은 단수가 10단이나 돼도 모두들 온순한 사람들이다. 매도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KBS는 2010년 한연노와 외주제작 드라마의 미지급 출연료 지급 보장에 대한 합의를 하고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KBS는 2010년 9월 이후에는 외주제작사가 출연자에게 출연료를 실제로 지급했는지를 확인한 뒤 외주 제작사에 출연료와 제작비를 지급하는 시스템을 갖춰 운영하는 등 출연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일어난 드라마들 중 ‘도망자 플랜B’, ‘정글피시2’, ‘프레지던트’는 이후에 출연료가 미지급된 드라마들이다. 이것만 봐도 KBS 주장의 허구성이 입증된다”고 지적했다.

‘정글피시2’는 2010년 11월부터 12월, ‘프레지던트’는 2010년 12월부터 2011년 2월에 방송됐다. ‘도망자 플랜B’도 2010년 9월부터 12월까지 내보냈다.

한 위원장은 “문제를 일으킨 외주제작사들은 공중분해된 상태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미지급 출연료를 받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MBC는 그런 문제가 생기면 방송사에서 알아서 해결해주고, SBS도 방송사가 책임을 지려고 하는데 KBS만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한다. 그러면서 KBS 간부나 PD가 작품의 전권을 휘두르고, KBS아트센터는 용역비를 직접 지급해 돈 떼일 위험을 막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투쟁이 하루, 이틀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장기투쟁을 각오하고 있다. 19일부터 2단계 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선언했다.

한편, KBS는 “2010년 9월 한연노와 합의서를 작성한 뒤 외주제작사들에 대해 출연자 출연료 지급 확인 이후 제작사에 출연료, 제작비를 지급하는 제도를 택하기는 했지만 실제 시행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미지급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프레지던트’ 다음부터는 출연료 미지급이 없는 것으로 볼 때 이제는 제도가 제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명했다.

“미지급 출연료는 이미 KBS가 외주제작사에 지급한 것이므로 연기자들에게 또 지급하면 이중지급이 된다”며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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