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 오일뱅크 K리그 2012' 대구FC와 강원FC의 40라운드 경기를 마친 강원FC 선수들이 서포터즈 나르샤를 찾아 인사하고 있다.

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가 전북현대의 우승 희망을 꺾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7일 오후 3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0라운드 홈경기서 황진성과 고무열, 이명주의 연속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포항은 21승6무13패를 기록하며 한 경기를 덜 치른 수원삼성을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전북(22승11무7패·승점77)으로서는 막판 역전 우승을 거두기 위해선 이날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포항에 발목을 잡히며 선두 FC서울(25승9무5패·승점84)과의 승점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2위 전북이 우승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전북이 남은 4경기 모두 승리해 승점 12점을 획득해야 한다.

반면 서울은 전북이 전승을 거둔다 하더라도 남은 5경기 경남(18일), 제주(21일), 전북(25일), 포항(29일), 부산(12월2일)전에서 단 2승만 챙기면 우승을 확정 짓는다. 한결 여유로운 일정이다.

전북이 상대한 포항은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FA컵 우승으로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해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포항이 최근 3경기 무패(2승1무) 행진을 달리고 있는 상승세도 매서웠다. 특히 올 시즌 전북을 상대로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5번의 맞대결에서 2승3무를 기록 중이었다.

전북은 승점 3점을 따내기 위해 지난 14일 호주와의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이동국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동국이 체력적인 부담을 느낄 수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강수였다.

하지만 전북은 에이스 에닝요가 포항의 압박 수비에 막히자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에닝요가 공을 받기 위해 미드필드 후방지역으로 자주 내려와야 했고, 이동국은 전방에서 자주 고립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포항은 '닥공(닥치고 공격)' 전북보다 더욱 강력한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전반에만 3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굳혔다.

전반전 볼 점유율은 비슷했지만 슈팅 횟수(9-4)에서 포항이 전북을 크게 압도했다. 유효슈팅 횟수도 6-2로 포항이 앞섰다.

포항은 조찬호와 유창현을 최전방에 세우고, 황진성과 고무열, 이명주, 황지수로 미드필드진을 구성해 전북을 몰아붙였다.

노력의 대가로 포항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6분 오른쪽 측면에서 유창현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다시 고무열이 황진성에게 완벽한 골 기회를 제공했다. 황진성은 각도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해 전북의 골문을 열었다.

포항의 추가골도 오래걸리지 않았다. 5분 뒤 고무열이 오른쪽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침투해 들어가 조찬호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그러나 전북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에닝요가 오른쪽 프리킥 상황에서 이동국의 머리를 향해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이동국이 상대 수비수 사이에서 높이 솟구쳐 올라 헤딩 만회골을 터뜨렸다.

한 골을 내준 포항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 40분 이명주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다시 달아났다. 문전 혼전상황에서 황진성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전에 돌입한 전북은 대역전극을 노렸다. 이동국과 레오나르도가 만회골을 터뜨리기 위해 포항의 골문을 정조준했다.

후반 7분에는 포항의 수비에 고전하던 에닝요를 빼고 김신영을 투입하는 전술 변화를 꾀했다. 김신영의 투입으로 전북의 공격은 더욱 활기를 뛰었다.

전북의 공세에 주춤한 포항은 후반 29분 수비수 박희철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는 악재를 맞았다.

전북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동국이 이날 자신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37분 오른쪽 후방지역에서 한 번에 길게 올려준 전광환의 패스를 이동국이 가슴으로 트래핑한 후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작렬시켰다.

전북은 기세를 몰아 동점골까지 노렸다. 하지만 전원 수비로 나선 포항의 골문을 열기엔 역부족이었다.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일화와 광주FC의 맞대결은 원정팀 광주가 4-3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광주는 최근 10경기(4무6패) 연속 무승 부진에서 탈출했다. 지난 8월18일 대전시티즌전 승리 3개월 만에 1승을 추가했다.

광주(9승13무18패· 승점40)는 강등권 탈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강원FC(11승7무22패·승점40)과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5골 앞서 14위로 올라섰다. 강등권(15~16위)에서 벗어났다.

경기 초반 성남이 레이나의 2골과 에벨톤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광주의 승리를 향한 집념이 승부를 뒤집었다. 전반 38분 안동혁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전반 44분 박희성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추격에 고삐를 당겼다.

광주는 2-3으로 시작한 후반전에 놀라운 뒷심을 발휘해 승부를 뒤집었다. 복이가 후반 시작 1분 만에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31분 주앙파울로가 역전골을 넣어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FC와 강원FC의 경기는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점 1점을 추가한 대구는 14승12무14패(승점 54점)로 10위 자리를 지켰다. B그룹(하위리그)에선 2위로 강등권에서 멀찌감치 달아났다.

반면 강원은 최근 3경기 무패(2승1무)행진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강등권인 15위로 주저앉았다.

경기초반 분위기는 강원이 좋았다. 지쿠가 경기시작 1분만에 기습적인 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제압했다.

그러나 전열을 가다듬은 대구가 전반 29분과 후반 23분 이지남, 송제헌의 연속골에 힘입어 승부를 뒤집었다.

이때 강원에서 해결사 김은중이 나섰다. 팀의 두 번째 실점에 빌미를 제공한 김은중이 속죄골을 터뜨리며 팀을 구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지쿠가 찔러준 패스를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0라운드 17일 경기 결과

포항 3 (3-1 0-1) 2 전북

▲득점 = 황진성(전 6분) 고무열(전 11분 이상 포항), 이동국(전 14분 전북), 이명주(전 41분 포항), 이동국(후 37분 전북)

광주 4 (2-3 2-0) 3 성남

▲득점 = 레이나 (전 2분, 21분) 에벨톤(전 29분 이상 성남), 안동혁(전 38분) 박희성(전 44분) 복이(후 1분) 주앙파울로(후 31분 이상 광주)

대구 2 (1-1 1-1) 2 강원

▲득점 = 지쿠(전 1분 강원), 이지남(전 29분) 송제헌(후 23분 이상 대구), 김은중(후 40분 강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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