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자유계약선수(FA)였던 홍성흔(36)이 19일 두산과 4년 31억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2012 FA시장도 막을 내렸다.

롯데는 당초 무난하게 재계약에 성공하리라고 여겼던 김주찬과 홍성흔을 모두 내주면서 내년 시즌 '방망이'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약 280억원에 달하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MLB) 포스팅 금액 등으로 대거 FA선수 영입에 나설 것으로 예측됐던 한화 역시 마일영과 재계약하는데 그쳤다.

또한 FA 시장은 공식적으로 마감했지만 보상선수 선정 등이 남아 있어 끊임없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달포 가량 조기 마감…6명 잔류

19일 홍성흔이 두산과 4년 31억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올 시즌 FA를 신청했던 11명의 선수가 모두 계약을 마쳤다. 지난해 12월31일(두산 김동주)에 마감했던 2011년 FA보다 약 달포 가량 빠른 마감이다.

선수와 구단 모두 FA 계약에 시간을 오래 끌면 끌수록 전지훈련과 마무리 캠프 등 다음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조기마감은 양 측 모두 '윈윈(win-win)'인 셈이다.

올 시즌 FA를 신청한 11명 중 정성훈, 이진영(이상 LG 트윈스), 김원섭, 유동훈(이상 KIA 타이거즈), 마일영(한화 이글스), 이정훈(넥센 히어로즈) 등 6명의 선수가 잔류를 선택했다. 지난해에는 17명 중 10명의 선수가 원소속 구단과 계약을 맺었다.

가장 많은 3명의 FA선수(김원섭·유동훈·이현곤)를 내놓았던 KIA는 김원섭과 유동훈을 잡는데 성공했지만 이현곤은 NC에 내줬다. 이현곤은 3년 10억5000만원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FA선수를 잘 잡기로 유명했던 삼성은 정현욱을 보내면서 명성에 금이 갔다. 삼성은 2003년 시즌 후 마해영을 KIA로 보낸 이후 9년 만에 FA선수를 다른 팀으로 보내게 됐다.

FA결과로만 놓고 볼 때는 롯데 자이언츠가 가장 뼈아프다.

롯데는 아시아시리즈까지 함께 했던 핵심 전력 김주찬과 홍성흔을 모두 내주면서 내년 시즌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올 시즌 FA에서 2명의 선수를 놓친 구단은 롯데가 유일하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금액 280억원과 NC의 보호선수 20인외 1명 특별지명으로 받은 10억원 등 약 290억원을 들고 베팅을 준비하던 한화는 마일영과 재계약하는데 그치면서 내년 시즌 전력 보강에 난항을 겪게 됐다.

반면 9구단 NC는 보호선수 20명 외 1명의 특별지명으로 이승호(31)를 포함해 고창성(28)과 모창민(27) 등을 얻은데 이어 베테랑 이호준과 이현곤까지 FA를 통해 영입해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마쳤다.

두산은 홍성흔을 영입해 올 시즌 내내 약점으로 지적됐던 '중심타자'와 '리더십'을 메울 수 있게 됐다. KIA는 '호타준족'의 김주찬을 얻어 2013시즌 후 FA자격을 얻는 이용규(27)가 빠져 나간다고 해도 한숨을 돌릴 여유가 생겼다.

또한 올 시즌은 FA선수 11명 중 한 명도 해외구단으로 진출하지 않았다.

▲중심선수 빠져나간 롯데·삼성, 누굴 뽑을까?

FA 시장은 공식적으로 마감했지만 일부 구단들은 여전히 선택의 고민에 휩싸여 있다. 바로 보상선수 선정이다.

FA 선수와 계약을 체결한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년도 연봉의 200%와 함께 20명의 보호선수 이외의 1명으로 보상해야 한다. 만약 선수보상을 원치 않을 경우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신생 구단인 NC는 선수보상 없이 연봉의 300%로만 보상한다.

김주찬과 홍성흔을 각각 KIA와 두산으로 보낸 롯데와 정현욱을 LG로 보낸 삼성은 각 팀으로부터 1명의 보상선수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

FA를 통해 선수를 영입한 팀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FA 계약 승인 후 3일 이내에 20인의 보호선수 명단을 상대 구단에 넘겨줘야 한다. 명단을 넘겨받은 팀 역시 3일 이내에 보호선수 명단 외 1명을 선택해 통보해야 한다.

KIA에서 보호명단 경계선에 있는 선수로는 야수에서 김주형, 황정립, 신종길, 홍재호 등이 그리고 투수 쪽에서는 진해수, 박경태, 홍성민 등이 거론된다. 롯데가 2명의 중심 타자를 잃었기 때문에 공격 강화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이승호를 NC에 내준 것을 고려할 때 마운드 보강을 택할 수도 있다.

두꺼운 선수층으로 '화수분 야구'로 불리는 두산은 유망한 선수들이 더욱 많이 대기하고 있다. NC 특별지명 때도 고창성을 내줬던 두산은 이번에도 1.5군 이상의 선수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

LG에서 보상선수를 택할 삼성은 김용의, 양영동 등 야수 유망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내년 시즌 안지만, 권혁 등 불펜진이 대거 FA자격을 얻는 점을 대비해 투수를 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2012 FA선수 및 계약현황

-- 소속 ---- 선수 ------ 2012시즌 연봉 ------- 계약현황

-- 삼성 -- 정현욱(34) --- 2억5000만원 --- 4년 28억6000만원(LG행)

-- 롯데 -- 김주찬(31) --- 2억7000만원 --- 4년 50억원(KIA행)

-- 롯데 -- 홍성흔(36) ------ 4억 -------- 4년 31억원(두산행)

-- SK --- 이호준(36) --- 2억 5000만원 --- 3년 20억원(NC행)

-- LG --- 정성훈(32) --- 3억 5000만원 --- 4년 34억원(잔류)

-- LG --- 이진영(32) --- 5억 5000만원 --- 4년 34억원(잔류)

-- KIA --- 김원섭(34) --- 1억3000만원 --- 3년 14억원(잔류)

-- KIA --- 유동훈(35) --- 1억5000만원 --- 2년 7억5000만원(잔류)

-- KIA --- 이현곤(32) --- 1억500만원 ---- 3년 10억5000만원(NC행)

-- 한화 -- 마일영(31) ------ 1억원 ------ 3년 9억원(잔류)

-- 넥센 -- 이정훈(35) ----- 8200만원 ---- 2년 5억원(잔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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