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11월 말이다. 박찬호(39·한화 이글스)가 입을 열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에서 휴식을 취해오던 박찬호는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박찬호는 지난달 김응용 감독에게 "11월까지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한 뒤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서산 마무리 훈련도 그와는 무관했다.

더 이상은 선택을 미룰 상황이 못 된다. 뛰게 된다면 몸을 만들어야 하는 박찬호도, 김응용 감독 체제로 도약을 준비 중인 한화에도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물론 한화의 바람은 현역 연장이다. 상징성은 차치하더라도 한화는 박찬호가 절실하다.

수년 간 한화의 제1선발로 뛰었던 류현진은 280억원이라는 기록적인 포스팅 금액을 팀에 안기며 LA다저스 입단을 눈앞에 두고 있고 쏠쏠하게 잘 던지던 양훈은 군 입대를 택했다. 심지어 한화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자유계약선수(FA) 영입도 실패로 끝이 났다. 박찬호마저 은퇴를 선언할 경우 한화는 전력 보강 없이 주축 투수 3명을 한꺼번에 잃는 셈이 된다.

박찬호의 존재는 단순한 투수 1명 이상이다.

한화의 젊은 선수들은 지난 1년 간 박찬호와 함께 뛰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 선수 최다인 메이저리그 124승을 달성한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1년 더 전수받고 싶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마케팅 면에서도 박찬호 효과는 뚜렷하다.

박찬호는 복귀 첫 해인 올 시즌 구장을 막론하고 선발 등판 7경기 연속 매진으로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대전구장에는 박찬호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류현진이 빠진 마당에 박찬호까지 팀을 떠난다면 한화가 입을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

박찬호와 한화의 만남은 25일이 유력하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박찬호와는 장학금 전달식이 끝난 뒤 만날 것 같다"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박찬호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장학금 전달식에서 어떤 식으로든 거취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한화는 이날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하는 내년 시즌 보류 선수 명단에 박찬호를 포함시킬 계획이다. 함께 하겠다는 의미다.

박찬호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한화와 그의 매니지먼트사인 TEAM61도 "잘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 겨울 한국 복귀로 야구팬들을 들뜨게 한 박찬호가 1년이 지난 올 겨울 어떤 결단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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