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박찬호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5회 꿈나무 야구장학생 장학금 전달식'에서 어린이 선수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내년 시즌 현역 연장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박찬호(39·한화)가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뀐다"는 자신의 말처럼 고심의 흔적이 역력했다.

박찬호는 25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박찬호 장학회 꿈나무 야구 장학생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했다.

연례행사로 자리를 굳힌 박찬호의 장학금 전달식이었지만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달랐다. 행사 전부터 모여든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혹시 모를 박찬호의 행보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전달식 후 취재진과 만난 박찬호는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15년 동안 전달식을 했는데 이런 관심은 1회 때 이후 처음"이라고 웃었다.

이내 인터뷰에 응한 박찬호는 "미국에서 여러 분들과 멘토를 만났다. 은퇴 후 할 일들을 점검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했다"며 "아직 조금 더 고민하고 구단과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퇴 쪽으로 마음이 기운 듯 했던 박찬호가 다시 고민에 빠진 것은 몸 상태와 그의 현역 연장을 바라는 시선 때문이다. 어려운 팀 사정도 고려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박찬호는 "미국에서 3주간 머물며 매일 러닝을 했다. 러닝머신 경사도를 다저스 시절과 같은 3에 두고 당시의 속도로 뛰었다. 지난 몇 년간을 못 뛰었는데 이번에는 3주 동안 계속 뛰었다. '혹시 내년에도 뛰면 잘 하려고 그러나'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사실 미국에서 운동을 많이 했다. 훈련을 할 때는 의욕도 생기고 또 어떤 날은 '여기까지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비행기에서 팬들을 만나 사진도 찍고 사인을 해줄 때는 또 고민에 빠진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뀐다"고 복잡한 심정을 털어놨다.

박찬호의 최종 거취는 한화와의 미팅이 끝난 뒤에야 결정될 전망이다.

박찬호는 "지금 가능성은 반반이다. 계속 뛰어야 할 명분은 너무 많지만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스케줄을 확인해 구단과 만나겠다. 단장님과 감독님, 선수들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결정을 재촉하기보다는 박찬호의 선택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당연히 한화는 박찬호가 내년에도 뛰기를 바라고 있다. 한화는 이날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해야 하는 내년 시즌 보류 선수 명단에 박찬호를 포함했다.

한편 박찬호는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추천한 초등학교 야구 선수 17명에게 장학금과 협찬용품을 전달했다. 박찬호는 쏟아지는 유망주들의 질문에 친절하고 구체적인 대답으로 다정한 멘토의 모습을 보여줬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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