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주일간 잠행하던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캠프 해단식을 다음달 3일 열기로 전격 결정한 가운데 행사 날짜 선택 배경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번 결정은 자신의 사퇴 이후에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야권내 분위기를 하루 속히 완화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때문에 안 후보가 해단식에서 문 후보 지원 여부와 대통합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의견을 밝힐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게다가 이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 후보 간 첫번째 TV토론이 개최되기 하루 전날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해단식을 통해 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텔레비전 토론에서도 문 후보가 '힘'을 얻어 박 후보에 비해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사퇴 후 시간이 흐르면서 지지자들이 받았던 충격이 어느 정도 완화됐다는 점도 해단식 개최 결정의 배경 중 하나다.

후보등록 최종일이었던 지난 26일 한 20대 남성의 투신 시도로 해단식(당초 27일 예정)을 한차례 연기하긴 했지만 이후 지지자들의 충격과 분노가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8일 캠프 주요인사들과 만난 안 전 후보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할 때 제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지지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고 발언, 여론의 추이를 살핀 뒤 추후 행보를 결정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캠프 구성원들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해산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개월 이상 선거운동을 해왔던 캠프 내 본부장과 실장·팀장, 자원봉사자, 정책네트워크 내일 구성원 등 300여명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생업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들을 자신의 휴식을 이유로 언제까지 붙잡아 놓을 수만은 없다는 판단을 안 전 후보가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오후 3시를 행사 시작시간으로 잡은 것은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안 전 후보가 사퇴한 후 처음 열린 지난 26일 증시에서 안랩 등 이른바 안철수 테마주는 사퇴 후폭풍으로 일제히 하한가까지 떨어졌고 1500억원이 증발했다.

결국 안 전 후보 측은 장중에 해단식을 열다가 문 후보 지지나 향후 정치행보 관련 발언이 나올 경우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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