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왕컵 축구대회(코파델레이)에서 박주영(27)이 시즌 3호골을 터뜨렸다. 소속팀 셀타비고는 알메리아와의 연장 접전 끝에 16강 진출에 가까스로 성공했다.

박주영은 30일 오전 3시20분 스페인 비고에서 열린 셀타비고와 알메리아의 코파델레이 32강 2차전 홈 경기에서 풀타임 출전해 후반 10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결과적으로 16강 진출에 디딤돌이 됐다.

후반 종료 직전 터진 로베르토 라고의 극적인 추가골에 힙입은 셀타비고는 연장 후반 3분 엔리케 데 루카스의 골까지 보태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1일 알메리아와의 32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충격의 0-2 완패를 당했던 셀타비고는 홈에서 3골을 몰아처 1·2차전 합계 골득실에 1골 앞서 16강 무대를 밟았다.

박주영은 3골 차 이상으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막중한 임무를 띄고 선발 출전했다. 이아고 아스파스와 마리오 베르메호와 함께 공격진을 이끌었다.

왼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부지런히 움직였던 박주영은 후반 10분 감각적인 헤딩 슈팅으로 천금 같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데는 성공했다. 지난 19일 마요르카와의 리그 12라운드에서 2호 골을 넣은 뒤 11일 만에 터진 시즌 3호 골이었다.

다득점이 필요했던 셀타비고는 전반 내내 공격에 무게중심을 두고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전반전에서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볼 점유율에서는 57-43%로 앞섰지만 슈팅 수에서는 5-6 정도로 오히려 밀렸다.

셀타비고는 공격진영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슈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세련되지 못했다. 반대로 역습 위주로 공격을 펼쳤던 상대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했다.

전반 20분 이아고 아스파스가 상대 문전 왼쪽을 깊숙한 곳에서 중앙으로 쇄도하던 아우구스토에게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정확히 슈팅했지만 아쉽게도 골키퍼 품에 안기고 말았다.

전반 38분에는 미드필드 지역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크론델리가 문전을 향해 날카롭게 붙여줬다. 하지만 쇄도하던 공격수가 없어 그대로 골라인을 벗어났다.

전반전 골이 터지지 않자 셀타비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수교체로 변화를 줬다. 메르베호를 빼고 호안 토마스를 투입했다. 박주영은 아스파스와 함께 투톱을 이뤘고 토마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려와 공격을 도왔다.

계속해서 파상공세를 퍼붓던 셀타비고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주인공은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은 후반 9분 아우구스토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머리에 정확히 갖다 대 골망을 흔들었다.

기다렸던 골문이 열리자 셀타비고는 분위기가 살아났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2골이 더 필요한 상황. 그러나 알메리아가 본격적으로 걸어잠그는 전략으로 나서 경기는 어렵게 진행됐다.

알메리아는 후반 35분 최전방 공격수인 우요아를 빼고 중앙 미드필더인 소리아노를 투입시켰다.

이에 파코 에레라 감독도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40분 크론델리와 아우구스토를 빼고 토니아 데 루카스를 투입해 반전을 꾀했다.

계속해서 알메리아를 거세게 몰아붙였던 셀타비고는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추가골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후반 종료 1분을 남겨둔 상황에서 얻은 코너킥 찬스에서 로베르토 라고가 왼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승부는 연장 후반에서 갈렸다.

연장 후반 3분 데 루카스가 16강 진출을 확정하는 팀의 3번째 골을 터뜨렸다. 후방에서 올라오는 침투패스를 받은 데 루카스는 골키퍼와의 1대1 찬스를 맞았다. 침착하게 골키퍼를 제친 데 루카스는 오른발로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지키는 입장에서 쫓아가는 신세가 된 알메리아는 뒤늦게 총력전을 펼쳤지만 체력은 바닥났고 시간은 부족했다. 경기는 셀타비고의 3-0 승리로 끝이났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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