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초반부터 집중공략하고 있는 부산·경남(PK), 충청, 호남이 18대 대선의 최대 승부처가 되고 있다.

역대 대선때마다 이들 지역은 항상 전략지로 인식돼 왔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부산·경남(PK)은 박 후보와 문 후보 모두 지역기반을 두고 있는 곳으로 서로 '텃밭'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박 후보가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은 전통적 야당 지지 지역이지만 박 후보도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며 문 후보를 추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충청권은 중원지역이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이들 후보는 자신들의 '텃밭'에 대한 수성은 강화하고 상대방 요충지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는 전술로 대선 흐름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들 지역이 역대 다른 대선때보다 최대 승부처가 되고 있다.

특히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 이후 이들 지역의 민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두 후보가 이 지역의 중도·부동층을 어떻게 흡수하느냐에 따라 초반 판세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남=文 "지지율 40% 지켜야" 朴 "30% 밑으로…"

부산·경남(PK)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이었지만 현 정부 들어 해양수산부 폐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저축은행사태 등 민심 이반이 뚜렷해지면서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민주당이 '낙동강 상륙작전'에 총력을 기울였던 지난 4·11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18개 지역구 중 2석만을 내주며 비교적 선방했지만 정당득표율은 51.31%에 그쳤다.

특히 지난 7~8일 시사저널과 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5.5%(박근혜) 대 41.3%(문재인), 53.3%(박근혜) 대 44.0%(안철수)로 PK 지역에서 야권후보들의 지지율이 4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PK 지역의 부동층이 늘면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지만, 새누리당으로서는 PK 수성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 사퇴에 따른 지역 부동층이 20%가량 될 것으로 보고, 이들을 최대한 흡수해 문 후보의 지지율을 30% 밑으로 떨어트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박 후보는 30일 부산을 찾아 두 번째 1박2일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문 후보의 지역구인 사상구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첫 일정을 시작한다.

문 후보도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부산·경남을 방문한 데 이어 29일 다시 경남을 찾았다. 문 후보 측은 이 지역에서 지지율 40%대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충청=역대 선거 '당락' 좌우…승자는 누구?

역대 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충청권은 2002년 대선에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세운 노무현 후보에게 51.8%의 표를 몰아준 뒤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했다.

이후 박 후보가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면서 지난 4·11 총선에서는 25석 중 12석을 차지하는 등 점차 새누리당 강세로 기울고 있다.

박 후보는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단일화를 놓고 경쟁하는 사이 충청권 민심 붙들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선진통일당과의 합당, 이회창 전 총재의 영입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 이후에는 문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6일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대전·충청 지지율은 박 후보가 44.7%, 문 후보가 40.8%로 격차는 3.9%포인트였으며 동아일보·채널A·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 45%, 문 후보 44.6%로 불과 0.4%포인트 차를 기록했다.

두 후보는 역대 대선의 당락을 좌우했던 충청도의 표심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 대전·세종시·공주·논산·부여·보령 등에 이어 이튿날에는 홍성·예산·서산·태안·당진·아산·천안을 한 시간 단위로 도는 그물망 유세를 펼쳤다.

문 후보도 28일 대전과 세종시를 거쳐 당진, 아산, 천안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유세를 통해 충청권 민심 잡기에 올인했다. 세종시 유세에서는 최근 2선으로 물러난 이해찬 전 대표까지 가세해 문 후보 지원에 나섰다.

◇호남=文 '텃밭' 수성…朴 "安 지지층 잡자"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은 문 후보에게는 '수성', 박 후보에게는 '공략'의 대상이다.

박 후보는 굳건했던 PK의 표심이 야권으로 상당수 기운만큼, 새누리당도 호남의 표심을 얻어야 전체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광주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 후보가 호남 표밭갈이에 정성을 쏟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부터 군산·익산·전주 등 전북 지역을 찾아 "대통령이 된다면 모든 인사에서 대(大)탕평 인사를 확실하게 하겠다. 그것은 사실 국민 대통합의 핵심"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정현 공보단장, 이상일 대변인 등 호남출신 당내인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김경재 기획담당특보 등 과거 DJ(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들을 영입한 것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은 일단 호남에서 두 자릿수의 득표율을 얻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록 낙선하기는 했지만 지난 4·11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이 공보단장이 39.7%의 표를 얻어내고 전주 완산구을에서는 정운천 전 농식품부 장관이 35.8%의 득표율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문 후보 측은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박 후보의 공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문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사흘째인 29일, 안 전 후보의 처가가 있는 전남 여수를 시작으로 순천·광양 지역을 훑었다.

일각에서는 문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직후부터 호남행을 택하지 않은 것이 안 전 후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을 흡수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안 전 후보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는 것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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