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의심 없이 제 아버지의 느낌을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흑인 아버지를 둔 혼혈로 뮤지컬 '아이다'에서 아프리카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를 연기하는 가수 겸 뮤지컬배우 소냐(32)가 작품에 임하는 자세다.

소냐는 1999년 1집 '소냐 올 베스트'로 데뷔한 이래 뛰어난 가창력으로 주목 받았다. 가수 인순이(55)와 함께 대표적인 혼혈 가수로 활약해왔다.

이런 그녀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오페라로 널리 알려진 '아이다'에서 이집트에 노예로 끌려온 타이틀롤을 연기한다.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이집트의 '라다메스 장군'과 사랑으로 얽히는 인물이다. 동시에 핍박받는 조국의 백성들을 걱정하며 이끄는 강인한 면모를 보인다.

특별한 외모를 지닌 소냐가 연기하는 아이다에게는 절로 공감할 수밖에 없다. "아이다를 표현하는 데 저한테 솔직해지려고 했어요. 무엇인가를 표현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비쳐질 지 모르지만…. 동양적일 수 없는 외모이다 보니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도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중입니다. 감춰왔던 부분들을 마음껏 보여주고 싶어요."

영국의 팝스타 엘턴 존(65)과 작사가 팀 라이스(68) 콤비의 작품인 '아이다'는 노래가 어렵기도 소문났다. 소냐에게 뿐 아니라 지난해 MBC TV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서 같은 소속사 가수 임재범(50)의 노래를 피처링하면서 가창력을 입증한 뮤지컬스타 차지연(30)에게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간 아이다는 역시 가창력으로 내로라하는 뮤지컬배우 옥주현(32)이 도맡았다.

"연습하는 과정에서 노래가 어려워 계약을 잘못했다고 장난을 치기도 했어요. 백성들과 화음을 맞추는 등 다른 분들과 함께 부르는 것이 많아 음을 바꿔 부를 수도 없고요. 그래서 항상 어려운 노래가 나오기 전에는 손바닥에 땀이 나는 등 긴장이 돼요. 장면마다 이 음악이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최대한 실수를 줄이려고 해요." (소냐)

"무대에서 노래 자랑을 하기보다는 노래에 따뜻한 기운이 잘 묻어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음악 자체가 너무 좋기 때문에 드라마에 중점을 두고 세세한 부분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차지연)

아이다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라다메스는 뮤지컬 '조로'로 스타덤에 올랐고 일본 '아이다'에서 라다메스를 150여회 연기한 뮤지컬배우 김준현(35)과 '쓰릴미' '넥스트 투 노멀' '노트르담 드 파리'로 눈도장을 받은 최수형(33)이 번갈아 연기한다

2010년 '아이다'에서 뛰어난 연기와 가창력으로 주목받은 뮤지컬스타 정선아(28)와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신예 안시하가 비운의 공주 암네리스를 나눠 맡는다.

자신을 비롯해 주인공이 원캐스트로 나선 2010년 공연과 달라진 점에 대해 정선아는 "다양한 배우들로 인해 볼거리가 더 많고 질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5년 국내 초연 때부터 미국의 뮤지컬 연출가 키스 배튼,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이 협력 연출로 지휘하고 있다.

배튼은 "이번이 한국에서 세번째 공연인데 가장 좋은 프로덕션이라 생각한다"면서 "무엇보다 디큐브아트센터 극장이 '아이다'를 공연하기에 딱 들어맞는 장소다. 브로드웨이 세트 그대로 올라가는데 마치 액자처럼 보인다. 작품과 극장의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아이다'는 2000년 3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그해 토니어워드 작곡상과 무대디자인상, 조명디자인상, 여우주연상 등 4개부문 상을 받았다. 그래미어워드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도 수상했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수한 화려한 색감의 무대 메커니즘이 눈길을 끈다.

2005년 초연에서 '조세르' 역을 맡은 이정열과 성기윤이 7년 만에 다시 같은 캐릭터로 합류하며 뮤지컬배우 김덕환, 김선동, 박철완 등이 출연한다.

12월2일부터 2013년 4월28일까지 서울 신도림역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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