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선거유세를 돕기로 결심하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이미 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30일 취재진과 만나 "지난 28일 오찬 자리에서 안 전 후보가 향후 구상을 다 한 것으로 보였다"며 "19일까지 구상을 마쳤다면 대선 이후까지도 이미 방침을 정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오찬 이틀 전인 26일께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 캠프 관계자들과 만나 향후 대응방침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고 모아진 의견이 박 본부장을 통해 안 전 후보에게 전달됐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박 본부장으로부터 캠프 관계자들의 의견을 전해들은 안 전 후보가 대응방향 구상을 마쳤고, 28일 관계자들과 가진 오찬자리에서는 별다른 의견 교환이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안 전 후보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문 후보에게 실망하긴 했지만 두 사람간의 관계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심하게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당초 안 전 후보가 단일화 협상 결렬 후 격분해 사퇴했다는 일각의 분석과 달리 안 전 후보는 사퇴하던 지난 23일 오후 8시께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웃음을 띠며 자신이 작성한 사퇴선언문을 참모들에게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오찬 자리에서도 '저는 어떤 경우에도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본다'고 말했다"며 안 전 후보의 사퇴가 감정에 치우친 결정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단일화 과정에서 안 전 후보와 캠프가 처음부터 담판 이외의 방법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안 후보 캠프는 애초부터 담판을 생각했다. 여론조사 후 오차범위 안에서 결과가 나오면 양측 지지자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 예상했다"며 "단일화 방식 협상팀 역시 담판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었다. 협상과정에서도 안 전 후보는 문 후보에게 계속 후보간 담판으로 가자는 사인을 보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밖에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정당정치에 대한 안 전 후보의 인식이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총선 전에 김종인 교수가 안 후보에게 4·11총선에서 20~30명 의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 안 후보가 거부했다. 정당정치에 대한 혐오가 너무 컸다"면서 "그런데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 조금씩 정치를 알게 되고 정당정치에 대한 생각도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뉴시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